[아름다운 나눔 릴레이] (10) ‘난타’로 세계에 한국 알리는 배우 손승택

참가와 동시에 자동 기부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연탄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홀씨를 퍼뜨려온 [제주의소리]가 한국의 대표 사회적기업 ‘아름다운 가게’ 신제주점(매니저 김정민)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제주지역 명사(名士)는 물론 나눔행렬에 동참한 일반 시민들이 각자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을 기증하는 ‘아름다운 나눔릴레이’이다. 이 소중하고 특별한 물건의 판매 수익금은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를 통해 출산·육아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산모들에게 전달된다. [제주의소리]는 기증품에 얽힌 사연을 통해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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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타 배우 손승택 씨. ⓒ제주의소리

한국 대표 퍼포먼스로 자리잡은 ‘난타’는 제주에서도 상설공연된다. 전국 4개 전용관 중 1개가 제주시 일도2동 영상위원회 건물에 설치돼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팁을 건네자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아름다운가게에 물건을 기증했다는 기증카드(영수증)를 들고 오거나 현장으로 직접 기증을 하면 1만원에 공연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난타 극단 자체에서 동참을 한 셈이다. 

난타는 총 9개팀으로 구성돼있다. 기본적으로 서울 전용관 2곳, 태국 1곳, 제주 1곳을 번갈아가면서 공연을 펼친다. 현재 제주에는 ‘오렌지 팀’이 머물고 있다. 이 팀의 6년차 베테랑 배우 손승택(35)씨가 난타 대표로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꿈을 향해 하나하나 발걸음을 내듣고 있는 이 젊은이는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 먼저 손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천’이 중요한데 그를 위해서는 주변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다음은 손 배우와의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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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타 배우 손승택 씨. ⓒ제주의소리
- 기증하는 옷은 어떤 물건인가?

“지금까지 제주도에 왔을 때가 늘 겨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5월에 온 건 처음이라 해변도 가서 입어야겠다는 생각에 옷을 구입했다. 스케쥴도 있다 보니 저 옷을 입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요번에 아름다운가게에서 기증 릴레이를 한다길래 기증하려고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옷 중 제일 좋은거다.(웃음) 특별히 갖고 온 것도 없고 줄 게 뭐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소박하게 만원 이만원 모아서 좋은 데 쓰여지니까 동참하기로 했다.”

- 시계추를 좀 되돌려보자. 맨 처음 어떻게 ‘난타’에 합류하게 됐나.

“2008년이었다. 꿈이 영화배우라 대학로에서 연극도 하고 방송과 영화 단역도 하고 있었다. 그 즈음에 난타 오디션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 응시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난타 오디션이 있던 날에 앞서 오전에 영화 오디션이 있었다. 오후에 난타는 경험삼아 본 오디션이었다. 그런데 영화는 떨어지고 난타는 붙었다.(웃음)”

- 원래 어렸을 적부터 꿈이 ‘배우’였나?

“그렇다. 관광경영, 호텔경영을 전공하고 한 테마파크에 근무했다. 그러다 우연히 놀러간 한 바에서 칵테일 쇼를 봤다. 그 순간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바텐더를 4년간 했다. 스물 다섯이 되니 인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알고 지내던 누나가 ‘국경의 남쪽’이라는 영화의 엑스트라를 용돈삼아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주인공 옆에서 막 태양절 날 젊은 청춘남녀가 춤추는 씬에 등장했다. 연습하고 춤추는데 잘한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영화를 보니 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웃음) 좋은 경험이 됐고, 그 때 심각하게 고민해봤다. 그리고 나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로도 가고, 학원도 다니게 됐다.”

- 흔히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묻게 되는 질문이 ‘가족들의 반대’다. 혹시 손 배우도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되게 심했다. 뚜렷한 결과가 없으니까. 가끔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 ‘너도 나이가 드는 데 이젠 생각을 좀 해봐라’ 그런데 내가 난타를 들어가니 부모님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신다. 집에 가면 냉장고에 제 공연사진도 붙어있다.”

- 해외에도 자주 나가게 될 텐데, 특별히 기억남는 순간도 있나.

“저는 중국 9번, 오스트리아에 1번 간 적이 있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희가 중국에 갔을 때 공연이 끝났는데 한 여성 분이 찾아오셨다.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서러웠는데 그 찰나에 가족들과 함께 난타를 봤는데 너무 즐겁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대사관 초청을 받아서 갔는데 대사가 얘기하기를 ‘수많은 대사보다 이런 문화 콘텐츠를 통해서,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공연이 더 큰 효과가 있다. 국위선양이다’라고 말을 해줬다. 그럴 때 뿌듯함을 느낀다.”

- 이제 와 돌아보면 쉽지 않은 시기를 잘 버텨온 것 같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20대 청춘들에게 한 마디를 해준다면.

“처음에는 ‘제가 연기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딱 그 생각만 갖고 시작했다. 대학로에 있을 때 1년에 버는 돈이 300만원이었다. 그것도 알바를 하면서다. 그 때는 그것도 너무 좋았다. 할 수 있는 거를 지금 할 수 있다는 만족감 때문에.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 요령도 알게되고 그러면서 조금씩 내 꿈을 찾아나가는 법을 알게 되더라. 포기라는 걸 생각안하고 정말 즐겁게 했던 것 같다. 포기라는 걸 잊고 자기가 즐겁게 한 발 한 발 가다보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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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타 배우 손승택 씨. ⓒ제주의소리

- 얘기를 좀 돌려보자, 서울에 머물 때도 봉사활동을 자주했다고 들었다. 

“나눔힐링이라는 봉사단체가 있다. 작년 2월 연예인 이연두씨랑 같이 봉사활동을 하는 사회복지사님이 있는데 그 분이 SNS에 ‘연탄배달 봉사가 있다, 함께할 사람을 구한다’고 하길래 지인들이 하나 둘 씩 모였다. 그 중엔 가수도 있고, 영화배우도 있고, 모델도 있었다. 그렇게 첫 봉사를 했는데 너무 뿌듯한거다. ‘우리가 어떤 걸 보여주기도 보다는 스스로 만족을 얻으니 꾸준하게 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그렇게 보육원이랑 노인 요양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보육원에 가봤는데 잠깐 와서 애들 놀아주고 가기보다는 그 아이들한테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서 한 군데를 계속 정해서 방문하고 있다. 제가 총무를 맡고 있는데 지금 두 달 간 제주에 와 있느라 요새는 참석을 못했다.”

-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하는 릴레이인 만큼 이런 질문도 드리겠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어라고 보나?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세상이 아름답고 좋은 세상이 되는지 알고 있다 . 실천이다. 누구나 다 어려서부터 배워오고, 겪어봤고, 들어봤던 것들인데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 봉사, 좋은 말, 칭찬 이런 것들은 다 알지만 그것을 내가 실천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봉사라는 걸 해보고 싶은데 선뜻 안된다. 계기가 필요하다. 계기들이 필요하고, 이런 일들에 대해 사람들이 수줍음들이, 쑥쓰러움이 많은데. (주변에서) 이끌어주면 또 다하게 된다.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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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배우뿐 아니라 난타 측에서도 기념품을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를 통해 기증하기로 했다. ⓒ제주의소리

[편집자 주] 손 배우와 난타 측의 기증품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064-749-0038)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각별한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 남다른 의미를 가진 귀한 소장품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이나 제주의소리(064-711-7021)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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