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원 당선인 초청 대담 “인수위원, 그걸로 끝...신구범 위원장도 마찬가지”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이 최근 하마평이 무성한 새 도정 첫 인사와 관련해 단호한 어조로 억측을 경계했다.

말 많은 인수위원회(새 도정 준비위원회) 규모와 참여자 면면에 대해선 특정 진영 혹은 특정 인사의 추천을 받은게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미래만 보고 선임했으며, 인수위는 활동 결과 보고로 역할이 끝나는 한시적인 토론기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역할이 극히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거처와 관련해선 도지사 관사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새 도정 출범 전까지 별도의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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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제주의소리]와 특별 대담을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원 당선인은 지난 13일 [제주의소리]와 가진 특별 대담에서 제주 현안과 새 도정 구상, 인수위를 둘러싼 각종 논란, 공무원 인사 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원 당선인은 먼저 공무원 인사 원칙에 대해 일과 능력을 위주로 하되 도민통합 차원의 탕평, 균형을 가미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항간에 나도는 특정 인사 중용설, 혹은 배제설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원 당선인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캠프나 도청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러한 소문을 경계하면서 공무원들에게 근거없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원 당선인은 “지금 언론에 거론되는 것들, 캠프 주변에서 얘기하는 것 중 1%라도 들어맞는 건 단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런 부분(인사)에 대해서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은 다른 뜻을 가지고 엉뚱한 헛물을 켜고 있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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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대담을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오른쪽)과 김성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그는 ‘뜬 소문에 불과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0.01%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6.4선거 승리 이유를 '도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꼽은 원 당선인은 자신이 선거기간 슬로건 처럼 내건 ‘협치(協治)’가 ‘관치(官治)’의 반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부터가 협치를 앞세워 너무 모양새를 갖추는데 신경쓴다는 비판에 대해선 “(인수위는)한시적인 토론기구로서 숫자가 많다고 월급을 더 타가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통합 차원에서 각계각층, 반대의견을 가진 인사들까지 한번 토론을 해보자 해서 참여자가 100여명이 됐다며 “마음 같아선 60만 도민이 다 참여한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또 특정 진영, 특정 인사에게서 조직적으로 추천을 받거나 요구를 받지 않았고, 그들이 나중에 이른바 ‘한 자리’를 꿰차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였던 신구범 전 지사를 새 도정 준비위원장으로 영입한 것과 관련해 원 당선인은 “선거 때 경쟁을 했다고 해서 정치융합을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당의 후보를 공식 절차도 없이 개인적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과 신 후보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 했고, 말못할 저간의 사정이 있었지만, 이런 게 알려지지 않다보니 논란이 빚어진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신 전 지사가 준비위원장 역할이 끝난 다음에 공식 직책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당선인은 선거 전과 마찬가지로 선거가 끝난 지금에도 제주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편가르기’라고 진단했다. 또 중국자본을 비롯한 외래자본과의 관계설정, 난개발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가장 먼저 실천할 공약으로는 ‘협치’를 들었다. 그는 “예를 들어 마을만들기나 원도심 활성화 등 공무원 보다 민간이 훨씬 앞서 있거나, 협치를 통해서만 성과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은 협치를 시범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선거기간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초고층 건축물 ‘드림타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그는 당선을 전제로 '재협상 카드'를 내놓았다. 최근에도 드림타워를 의식한 것인지 공식 석상에서 대형 사업의 경우 인.허가 타이밍을 좀 늦추라는 메시지를 공직사회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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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제주의소리]와 특별 대담을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 ⓒ제주의소리

원 당선인은 당시 발언이 어떤 사업을 겨냥했느냐는 질문에 “(당시에도)공식적으로는 일일이 짚지 않겠다고 그랬으니까 여기서 짚으면 그 약속을 뒤집는게 되기 때문에...”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 정도 말씀드렸으면 아주 총명하신 관계자 분들이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드림타워의 경우 재협상 뿐만 아니라 원점 재검토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부연했다.

제주사회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갈등 해결에 대해선 강정마을회가 자신을 만나주려 하지 않는 점을 의식한 듯 “대화 자체가 진행이 안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고는 “일단 대화가 시작되는게 첫 단추”라고 말했다.

당선 직후 일부 중앙언론이 자신을 대권주자로 분류한 것에 대해 원 당선인은 “저는 2007년부터 대선 주자였다”며 새삼스런 얘기가 아님을 강조한 뒤 “(우선)제주의 미래 발전을 위해 도지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나머지는 하늘이 결정해 줄 것”이라고 눈앞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임 이후 거처에 대해 원 당선인은 “(관사에)제가 들어가서 살기에는 좀 부적절한 것 같다”며 “후임 도지사나 제주도를 위해서 그 자산(관사)을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지 7월1일 전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선6기 도지사로서 포부를 묻자  원 당선인은 “한 사람의 천재 보다는 1만명 보통사람들의 집단적인 지혜가 훨씬 더 뛰어나고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도민들의 소리를 듣고, 지혜를 모으는 깔대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 안(인수위)에서 반죽을 하고 있는 단계이지, 요리가 나오려면 멀었다”며 “조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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