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上] 김영중 경우회 제주지회 회장

오는 15일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 정부의 이름으로 4.3의 진실을 밝히게 된다. 4.3발발 55년만에 이뤄지는 일로 제주는 물론 한국 현대사적 차원에서도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또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제주에서는 북한의 선수단과 문화예술단, 기자단 등 400여명이 제주를 찾아 '남북통일민족평화체육문화체전'의 성화를 태우게 된다. 실로 감동적인 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4.3진상보고서 확정과 남북평화축전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시각이 있다.또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발생한 남남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제주의 소리>는 제주지역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경우회 제주도지회 김영중 회장, 진보진영에 있는 통일청년회 양희선 회장을 각각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김영중 경우회 제주도지회 회장은 지난 9월30일 제주도 주관으로 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평화축전 도민 설명회에서 "평축이 북한체제의 선전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당연한 말이기도 한 그의 발언에는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지난 유니버시아드 대회처럼 남남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었다.

김 회장은 제주도지방경찰청 경무·수사·정보·보안과장과 서귀포경찰서장, 제주경찰서장을 거친 '경찰맨'으로 제주지역의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인사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지금 시대에서는 우리가 진보"라고 말한다.

김 회장은 8일 오후1시 제주시내 모 다방에서 가진 <제주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축전의 시기가 안 좋다. 태풍 '매미'로 (도민들의) 피해가 많은 데 몇 억씩 투자하면서 남북축전을 하는 이유가 뭐냐"며 "이번 남북축전이 북한체제의 선전 장으로 된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북한주민들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현금은 절대안된다.쌀과 같은 현물로 해야 한다"며 제주도민들이 추진하는 감귤 보내기 운동을 예를 들고는 "감귤보내기 운동은 과잉생산 처리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제주를 선전할 수 있는 차원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영중 회장과의 일문일답

- 경우회는 어떤 단체인가.
"퇴역 경찰 모임이다. 재향 경우회 법에 의해 인정된 단체로 중앙회, 시도지부 분회로 조직되어 있다. 제주도에 자발적 회비를 내는 정 회원만 998명이다. 우리는 범죄예방 활동을 보조하고 국가안보에 대해 강의, 연설하며 환경보호, 청소년 선도 활동을 벌인다."

- 민족평화축전 도민설명회에서 '북한체제 선전장이 돼서는 안된다. 북한이 돈을 낼 줄도 모른다'고 북측을 질타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 체제 선전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민족평화 축전도 통일부 통일 정책에서 전달하고 민족평화축전에 지원돼야 하는 것 아니냐? 예산 확보가 안됐다고 들었다. 또 민족평화축전을 추진할 때 100만 불인가 북에 줬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왜 자꾸 북에 돈을 주냐? 북한측 선수단도 돈을 주면서 데려올 게 뭐 있냐? 체류비만 주면 되는데 북한은 '강도' 아니면 '거지'다. 국제 룰에도 안 맞다. 북한 정권의 거지 근성을 고치는 교육적 면에서도 안 좋다.
북한이 먹고 입고 쓰고 하는데 왜 돈을 주냐 북한의 거지를 양성하는데 정부가 나서고 있다. 북한도 자존심이 있다면 그러지 말아야 한다.
또 민족평화축전의 시기도 안 좋다.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난 직후고 태풍 '매미'로 피해가 많은데 몇 억 투자하면서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 월드컵 크레인 철거하면서 돈을 마구 쓰는데 차라리 그 돈으로 불쌍한 사람이나 도와줘라..크레인 끌어내고 자시고 돈이 썩었어"

- 유니버시아드대회 중 보수단체가 '김정일 타도' 등을 외쳐 북측 기자들과 충돌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인공기를 불태우든 김정일을 타도하자고 말하든 이거 표현의 자유 아니냐. 나는 그들의 주장은 옳다고 생각한다. '손님한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건 차후 문제다. 우선 문제는 김정일 정권을 없애 북한 동포에게 자유를 주는 거 아니냐.
또 나는 주로 조선일보를 자주 보는데 그 신문을 보니 장군님 그려진 플랜카드 비에 젖는다고 대학생들이나 되는 사람들이 플랜카드를 '모시고' 가더라. 거 봐라 북한 체제는 하나도 안 변했다."

- 그렇다면 이번 제주 평화축제에서도 남북갈등, 남남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고 보는지.
"(북한체제) 선전장은 절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용납할 수 없다. 유관기관에 사전 예방의 말을 분명히 전달했다. (체제선전은)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도 북한 체제 선전이 허용되면 유관기관의 직무유기다. 차후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한다. 말 안 하겠다. 안 일어나면 좋은데 일어나면 그 때가서 보겠다."

- 김 회장께서 보는 남북 통일은 무엇인가?
"이 시대 할 일은 평화다. 월남이고 4.3이고 하여튼 전쟁 일어나면 피 많이 흘린다. 전쟁 일어나면 안 된다. 또 현재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통일은 역사적 사명이다.
방향은 그런데 절차가 틀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하는 거 잘못이다. 소위 연방제 같이 복잡한 건 잘 모른다. 하여튼 공산주의 식 통일은 안 된다. 자유, 이게 필요하다. 북한 식 통일엔 자유가 없다.
햇볕정책이고 뭐고 개념자체가 불분명하다. 분명히 자유민주 적이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동포들에게 쌀 등 현물로 도와줘야 된다 돈은 절대 안 된다. 북한은 국가가 국민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김정일에게는 그런 거 없다. 북한 정권을 도와주는데 현금은 절대 안 된다."

- 제주도민들이 추진하는 감귤 보내기 운동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감귤 과잉 생산된 거 처리에 좋다. 북한 주민들에게 제주도 선전에도 좋고."

- 북한에 남한 사람들이 다녀오고 하는 마당에 너무 폐쇄적이지는 않나.
"감귤 보내줬다고 북한이 제주도민 초청했는데 숙박비, 차비, 체류비 다 북한이 물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 그래야 초청이지. 그거 다 받아가면서 뭐가 초청이냐. 그리고 방북 할 때도 현금은 안 된다. 현물로 무조건 현물로 해서 북한 주민에게 직접 전달해야 된다. 가령 감귤 말이다.

- 4·3 진상조사보고서 수정(안)이 확정됐다.
"한마디로 엉터리 심사다. 한달 전 반론문을 보내고 자유시민연대도 9월 말 보냈는데 이거는 별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들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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