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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방법원은 단원고 피해학생 학부모의 증거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오후 8시 제주VTS를 찾아 세월호 사고 관련 자료들을 복사하고 열람했다.
증거보전 후에도 의혹 계속 확산...해수부 “교신내용 가공없이 보전”

세월호 침몰 당시 첫 교신에 나섰던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증거보전이 이뤄지면서 베일에 싸였던 각종 의혹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제주지방법원은 단원고 피해학생 학부모의 증거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오후 8시 제주VTS를 찾아 세월호 사고 관련 자료들을 복사하고 열람했다.

현장에는 김정헌 판사와 법원이 요청한 전문 기술진, 대한변협 세월호 특별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고 당일 교신자료와 음성기록 등을 확인하는 등 검증절차를 진행했다.

증거보전이 이뤄진 후 각종 자료가 공개되면서 녹음파일 삭제와 교신채널 전환, VTS간 늑장 교신 의혹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제주의소리]가 제주VTS가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부좌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세월호 관련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해양안전심판원이 국회에 체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는 침몰 당시는 물론 평소에도 진도가 아닌 제주VTS에 채널을 맞춰 온 정황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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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VTS는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 9시5분 세월호와 교신에서 진도와 완도VTS와 연락을 취한다고 했으나 정작 세월고 첫 교신 52분만인 오전 9시47분 진도VTS와 유선으로 상황을 주고 받았다.
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42)씨는 조사에서 “제주VTS에 VHF로 해경 구난을 요청했다. 자다가 선교로 와서 상황이 판단되지 않아 평소 하던대로 VTS로 호출했다”고 밝혔다.

침몰한 병풍도 해역에서는 진도VTS 고유 채널인 67번을 사용해야 하지만 세월호가 제주VTS 전용 주파수인 12번 채널로 첫 교신에 나선 이유가 드러난 것이다.

‘교신 5분’ 증발 의혹도 있다. 제주VTS 증거보전 당시 유족 측은 세월호가 제주와 첫 교신 후 채널을 갑자기 '21번'으로 바꾸고 후 5분간의 교신 내역은 녹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일 세월호가 채널 ‘12번’을 통해 제주에 신고한 것은 오전 8시55분이다. 1분 후 제주VTS는 해경에 이 사실을 알렸고 8시58분 세월호에 채널을 ‘21번’으로 전환하라고 요청한다.

오전 9시 제주VTS는 21번 채널로 세월호와 재교신 후 선박상황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녹음 교신내역이 사라진다. 당시 21번 채널은 녹음이 안되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의혹이 불거지자 해수부는 최근 해명자료를 내고 채널 12번은 제주항 입출항 선박 사용으로 혼선이 있을 수 있어 예비채널인 21번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제주VTS가 세월호 사고 첫 교신후 52분이 지난 시점에 사고해역 담당 VTS인 진도에 연락을 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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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VTS는 세월호 침몰 당일 오전 9시5분 세월호와 교신에서 진도와 완도VTS와 연락을 취한다고 했으나 정작 세월고 첫 교신 52분만인 오전 9시47분 진도VTS와 유선으로 상황을 주고 받았다. 이에 제주VTS는 진도VTS와 목포해경이 세월호를 호출하는 교신이 청취돼 당연히 진도VTS에 상황전파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주VTS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일 제주가 진도VTS와 연락을 취한 시각은 오전 9시47분이다. 상황 전파는 관제센터장이 맡았다. 연락을 취한 방식은 유선전화다.

세월호 관할 지역이 진도임에도 제주VTS는 해경이 담당하는 진도VTS에는 연락을 취하지 않고 제주와 같이 해양수산부 소속인 완도VTS에 상황을 전파했다. 시간은 오전 9시46분이다.

제주VTS가 공개한 세월호 오전 9시6분 교신내역에서 관제사는 “지금 해경에 통보했고 진도VTS랑 완도VTS에 통화중이니 잠시 대기바란다”고 했지만 정작 연락은 한참 뒤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제주VTS측은 “오전 9시2분 진도VTS와 목포해경에서 세월호를 호출하는 교신이 청취돼 당연히 진도VTS로 상황 전파가 완료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교신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작 세월호가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침몰 사실을 알렸지만 공식적인 첫 사고신고 시각은 단원고 학생이 119에 전화한 8시58분으로 기록됐다.

부좌현 의원실 측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만큼 제주VTS가 사고 당시 한시간 동안 뭘 했는지 정확히 짚어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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