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과감하게 적폐 혁파해 제주시대 신기원 열어주길

7월 1일은 민선 제6기 제주특별자치도 제3기, 도정이 출범하는 날이다. 도민들은 그 어느 민선 출범 때 보다 3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중에서 당선자에 거는 기대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제주사회의 통합과 변화이며 두 번째는 특별자치도 완성으로 도민 소득향상과 행복한 지역 만들기이다 세 번째는 원희룡 당선자가 멀지않은 장래에 제주역사상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희망이다.

첫 번째로 기대하고 있는 제주사회의 통합과 변화는 새 시대 절실한 요청이며 과제이다. 지난 6.4선거에서 당선자는 가는 곳마다 협치를 통해 제주도의 고질적인 괸당문화와 3김 청산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구호를 내세움으로써 59.97%(17만2793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었다. 이와 같이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 준 이유는 20여년 동안 편가르기로 인하여 쌓아온 갈등과 적폐에 대한 폐단을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아 제주사회를 원점에서 개조하라는 뜻이다. 원당선자는 표를 구걸하지도 않고 도민에게 빚지지 않은 패기가 넘치는 젊은 지도자이므로 가능하리라는 기대이다.

두 번째 기대는 특별자치도를 완성하여 도민 소득향상을 물론 행복한 지역 만들어 달라는 요구이다. 이를 위하여 당선자는 협치와 정책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정당대결, 당파정치를 뛰어넘는 통합정치가 불가능한 정치풍토에서 협치와 정책 융합으로 새로운 정치모델을 모색하고 특별자치도를 완성하는 공약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세 번째는 대권에 대한 도전이다. 원 당선인은 이번 6.4선거에 상대당 정적인 신구범 후보를 인수 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임을 과시하였다. 6.4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차기대권 후보 대열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박원순, 문재인, 원희룡, 남경필, 안희정, 홍준표, 정몽준, 안철수 등 거명되는 인물이다. 후보대열을 보더라도 대권도전에 하나도 손색이 없다.. 꿈보다 해몽 일런지는 모르지만 元..喜..龍 이름 석자만 가지고도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으뜸 龍이다. 그것도 그럴것이 원 당선자는 대학입학 학력고사 수석, 서울대학교 수석 입학, 사법시험 수석 합격 등을 차지한 '수석 인생'이다. 전국수석이 그의 닉네임이 되었다.

이상 세가지 기대와 희망이 달성되기를 기원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생각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은 기대가 큰 만큼 우려와 실망도 만만치 않은 기류이다. 출범도 하기 전에 성급한 평가라고 치부하겠지만 선거 때 내건 기치와는 달리 3김에서 자유스러울 수가 없는 모양새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3김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제주도의 한계이고 원 당선인도 별수 없구나 하는 실망의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3김 측근들이 골고루 포진하여 외형적 통합은 이루어진 것 같으나 과연 그 속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런지는 미지수란 것이다.

더군다나 우려되는 것은 선거당시 공약이 너무 추상적이고 총론 수준이다. 구체적인 공약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구체적인 GRDP 25조 달성만하더라도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정적인 신 후보를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상호 정책융합을 모색하면서 고도의 실험정치가 시작하였다. 정치 9단에 행정 9단의 만남은 환상적인 파트너이다.

차라리 도지사가 둘이였으면 좋겠다는 푸념도 있다. 한 사람은 대권에 열중하고 한 사람은 도정을 책임진다면  좋겠지만 그러나 인수위원회 기능은 한시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내략된 직책이 무엇이냐고 다그치는 것도 그 이유이다. 상대 당 도지사 후보였던 인물을 통해 원 당선자의 통합 상징성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미지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매우 저열한 '정치쇼'로 주장하고 있다. 야당과의 연정실험도 현실성이 없다. 새누리당 당내에서도 당선자 “홀로 정치”란 말이 흘러 나와 당내 협치도 필요한 실정이다..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운 협치만 해도 그렇다. 협치란 정부와 주민 그리고 시민단체 여당. 야당 이익단체 등이 총망라하여 정책 가치를 공유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의사결정의 한 모델이다. 그러나 협치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정보공개와 정보공유가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행 정보공개법을 훨씬 뛰어넘은 솔직하고도 파격적인 정보 공개를 약속하여야 할 것이다. 협치차 강정마을 방문시 왜 문전박대 했는지 한번쯤 되새겨 볼 사항이다.

이와 같이 우려가 많음에도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이 있다. 우리가 당선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 거물로서 정치역량을 발휘하여 지금까지 타도와 형평성 때문에 벽에 부딪쳤던 1국 2체제의 권한이양과 정책적 지원, 그리고 재정확보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대권 도전도 중요하지만 특별자치도 전체 공동체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이나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특별자치도는 자그만 하지만 하나의 독립국이다. 나라를 경영하는 차원에서 도정을 책임져야한다. 성공적인 도정수행의 평가는 국가경영능력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4년 후 제주도정의 평가는 정치처럼 입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수치로 평가됨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인사 대 탕평책이다.

제주사회의 혁신과 변화는 인사탕평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선거공신을 우대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관피아’라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사실은 지금까지 측근 또는 선거공신을 내리꽂는 우회 통로로 악용된 측면이 강하다. 이 때문에 매번 ‘논공행상’,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이번에는 원 당선자가 행정시장 등 기관장들을 전국적인 공모를 한다니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행태처럼 공모한다고 하고는 사전 내략 받고 실시하는 형식적인 공모 사기극을 반복 연출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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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수필가.
이번만은 원 당선자가 실력으로 수석 인생이 되듯이 또한 히딩크가 박지성을 발탁한 것처럼 능력자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그들이 일등 도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면 안된다. 과감하게 적폐들을 혁파하여 제주시대의 신기원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당선자가 더 높은 대권을 향한 큰 인물이 되는 길이다. 다시 한번 특별자치도 3기 출범을 축하한다.

 2014년 6월 26일  제주도 전 행정부지사  김  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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