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필의 제주전통목기] (7) 하영 거려놩 먹을 때 필요한 ‘밥자’

'김동필의 제주전통목기'를 통해 30여년간 제주전통목기를 만들어 온 김동필 제주전통목기연구소장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당시 상황과 쓰임새를 설명하는 그의 그림들도 함께 싣는다. 중문 대포에서 어린 시절 농사를 지으며 보냈던 기억을 더듬어 만든 것들이다. 김 소장의 자세한 이야기는 그와의 인터뷰 기사(그가 나무에 미친 이유? “제주전통 지키려” )에서 확인 가능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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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 나곡 큰 제주에도 요 밥자가 쓰는딘 또고뜨주 마는 여라 모을마다 쓰는디에 또랑 불르는 일름도 틀령. 밥자, 베숙이, 베슬기, 훼훼둘레 등. 엿날부떠 이딘 논이 베랑 엇꼭. 그 따문에 쏠이 엇꼭, 경허난 곰밥 먹어보는게 경도 어롯왕. 맹질이나 식께때 말앙은 곰밥 보들 못 햄쑤게!

논이 어시난에 나록 대신 밭디 산디갈앙 그 쏠로 메도 허곡 떡도 해영 젤 냉겼주양! 식께나 맹질 어신 집인 곰밥 먹을 어서그네 보리, 좁썰로만 살곡, 몇 대가 혼디 모다놩 살때난에 밥을 허여도 큰 말치에 혼뻔에 하영 솔망 내놔사곡, 이 추룩 큰 솥디 밥허젠 허민 건 밥자가 이서사 거 심엉 모슴냥 디골앙 둘러대멍 골로로 저스멍 틈 제우곡 경 허영 거려놩 먹어서 돈 밥되영. 잘 노려가 양?

[해석]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제주도에서도 이 밥자가 쓰이는 곳은 꼭 같지만 여러 마을마다 쓰는 곳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틀려서. 밥자, 베숙이, 베슬기, 훼훼둘레 등. 옛날부터 이곳엔 논이 별로 없어 그 때문에 쌀이 없고, 그러니까 쌀밥을 먹어본다는 것이 그렇게도 어렵고 명질이나 제사때 아니면 쌀밥을 볼 수 없었습니다.

논이 없으니까 벼 대신 밭에 밭벼를 재배해 그 쌀로 메도 하고, 떡도 해서 제사 지내고 그랬습니다. 제사와 명절이 없는 집에는 쌀밥 먹을 일이 없어서 보리, 좁쌀로만 살아야했고, 몇 대가 함께 모아놓고 살던 시기여서 밥을 하더라도 큰 말치(솥의 한 종류)에서 한 번에 많이 삶아 내놓아야 했고, 이처럼 큰 솥에서 밥을 하려하면 긴 밥자가 있어야 이것을 붙잡고 마음대로 속에 넣어 두르면서 뜸 들이고 그렇게하여 떠놓은 걸 먹어야 맛있는 밥이 되어 잘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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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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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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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석.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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