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엔 자동차, 차도엔 사람이 / 문준영 대학생 기자·제주대 언론홍보학과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용담 해안도로는 올레 17코스에도 포함돼 있으며 빼어난 광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야경과 함께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이곳이 진짜 제주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길 건너편에는 횟집, 레스토랑, 카페 등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많이 들어서있어 이용객들로 붐빈다. 그런데 상가 인근을 쳐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언짢아진다. 장사가 잘 돼서 배가 아픈 게 아니다.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주차로 인해 휴식을 즐기러온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찾았을 텐데, 대부분 자전거 도로와 인도 위에 차를 세웠다. 도대체 왜 자전거 도로에 주차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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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자동차. ⓒ제주의소리 문준영 대학생 기자.

답은 쉽다.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차장이 아니더라도 잠시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장이 있어 걷기에는 부담이 됐다.

자전거도로에 주차한 관광객 이모(32, 부산)씨는 “차들이 세워져 있어서 나도 이곳에 세웠다”며 “건너편 카페를 이용하려고 왔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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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된 차로 인해 도로로 밀려난 운동객. ⓒ제주의소리 문준영 대학생 기자.

용담 해안도로는 중앙 2차선이다. 잠시만 비상등을 켜고 멈추면 차가 정체되기 일쑤이다. 경적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유턴도 불가능해 상가를 이용하려는 운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 차를 세우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불법 주차로 인해 차도로 밀려난 사람들에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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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연인들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 ⓒ제주의소리 문준영 대학생 기자.
운동을 하러 나온 문모(26, 제주시 용담동)씨는 “너무나 위험하다. 여기는 자전거도로가 아니라 자동차 도로”라며 “곧 사람들이 더 많아질 텐데 대책이 필요하다.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제주자치경찰단 주차지도과 담당자는 “현재 용담 해안도로는 단속 구역이 아니다”며 “단속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곳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단속구역은 주민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지정하고 계도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름철은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이대로 놔둬도 되는 것일까’ 머릿속에서 이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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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준영 대학생 기자.
건강한 아이를 하나 낳든, 한 뙈기의 밭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Emerson, Ralph Waldo)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의 한 부분이다. 눈앞에 성공이 주가 되어버린 요즘, 나의 작은 소리가 보이지 않는 곳 누군가에게 도움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0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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