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단체 '제주여성 총선연대' 출범…여성 유권자 운동 선언

도내 여성들이 4·15총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때마다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소극적 관행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유권자운동을 선언했다. 여성 유권자운동의 바탕엔 이 나라의 민주주의 정착과 여성의 정치 참여에 대한 목마름이 깔려있다. 더 들어가면 부패정치와 민생의 어려움등 국가의 총체적 위기감이 도사려있다.

따라서 여성들의 이런 움직임은 이 총체적인 난국의 책임을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출발은 세상의 절반, 여성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는 자기 반성에서 비롯됐다.

그 중심에 '제주여성 총선연대'가 섰다. 제주도여성단체협의회 YWCA 제주여민회 여성농민회 생활개선회 고향을생각하는주부모임 등 56개 여성 단체로 구성된 제주여성총선연대는 30일 오후 6시 제주시 동문로터리 분수대에서 출범식을 갖고 여성 유권자운동의 서막을 알렸다.

각 단체 회원과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출범식은 여성연합합창단의 '아침이슬' '만남' 등 합창으로 분위기를 돋운 뒤 축시와 축하공연, 자유발언, 총선 여성행동강령 발표, 총선 선언문 채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사전에 나눠준 나뭇잎 모양의 종이에 총선에 임하는 자신의 결심이나 소원, 또는 정부나 각 당에 바라는 내용을 적어 나무에 매달고 부패정치 청산과 여성의 정치진출을 기원했다.

   
제주여성 총선연대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체가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펼쳐질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역사적 전환시점에 왔다"며 "이 역사적 전환기의 주역은 바로 여성"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치는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고 여성은 소외돼왔으며,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참여하지 못했던 정치는 기형적 정치일 수밖에 없음을 경험했다"면서 "그동안 침묵과 무관심속에 안주해온 스스로를 반성하며 우리의 눈과 귀와 입을 적극적으로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의 맑음으로, 부드러움으로, 강인함으로, 여성 특유의 포용력으로 부패로 얼룩진 정치풍토를 바꾸는 저력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정치개혁에 여성이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공명선거에 솔선 수범하는 후보 지지 △양성평등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지지 활동 등을 펴고, 선거후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도 엄중 감시하기로 했다.

특히 '제주여성총선연대 D-7일 행동강령'을 통해 선거일전 7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 정책 평가 및 선택, 여성정책 중요성 홍보, 지지후보 후원, 투표독려, 불법선거 감시 및 고발 등 날짜별로 다양한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후보자 평가 지침서인 '체크리스트'를 통해 도덕성, 능력과 자질, 선거법 준수여부, 여성·복지·교육·환경·통일 등의 정책을 후보자별로 꼼꼼히 따져 점수를 매긴 뒤 올바른 선택을 유도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