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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천 복원 공사를 시작한 부분(오른쪽)과 기존 산지천의 물 색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현장]  환경단체 "품질 나쁜 골재 사용 탓...외려 오염" vs 제주도 "점검 후 조치"

제주시 도심을 관통하는 산지천이 흙탕물로 변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산지천 생태하천 복원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월 완공 예정이다.

탐라문화광장과 연계한 도심 하천 조성 사업으로 산지천에 생태 습지를 조성하고, 분수대를 설치하는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흙탕물로 산지천이 오염되면서 환경단체들이 '4대강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4대강 처럼 '녹조 하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흙탕물 발생 원인으로 품질이 좋지 않은 골재를 지목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공사 현장을 가보면 누구나 공사가 시작된 부분부터 흙탕물이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세척 골재를 사용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깨끗한 골재를 사용했다면 흙탕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를 설치하기 위해 물길을 막는 바람에 유속도 느려졌는데, 흙탕물까지 일어났다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유물질이 떠오른 것도 볼 수 있다. 앞으로 흙과 부유물질이 바닥에 가라앉아 물이 썩기 시작하면 물고기가 폐사하고, 악취,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산지천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탁 방지막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이미 흙탕물은 오탁 방지막을 타고 넘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설치 안한 것과 똑같다”며 “공사 소음과 먼지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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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탁 방지막을 설치했지만, 오탁 방지막 앞 뒤로 물 색이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는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품질이 나쁜 골재를 쓰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도시디자인본부 관계자는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보 설치에 일반 골재상에서 판매하는 골재를 사용했다”며 “세척 골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굴삭기로 작업하다보니 흙탕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사람들이 직접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태 습지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인데, 질 나쁜 골재를 사용할리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흙탕물 발생, 오탁 방지막 관련 내용은 감리단과 함께 다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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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하천과 공사 부근의 물 색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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