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성들은 선거운동의 동원세력이나 후보들의 운동원, 아니면 그냥 방관하는 처지에 놓였던게 사실입니다. 그 결과 정치 부패가 극에 달했습니다. 여성들에게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는 얘기죠"

30일 출범한 '제주여성 총선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제주여민회 김영란 공동대표는 여성총선연대 출범이 그동안의 정치 무관심을 반성하고 스스로 나서 유권자운동을 벌임으로써 여성들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종국엔 부패사슬을 끊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총선연대를 만들게된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8월 전국 300여개 여성단체가 모여 총선에 대비한 전국 조직을 만들었지만 제주에선 일부 단체만 회원으로 참여했을뿐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다. 따라서 제주지역에서도 여성들이 17대 총선에 적극 참여하자는 취지에서 이 모임을 만들게 됐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인 제주출신 현애자 후보에 대한 지지 성명 발표도 하나의 계기로 작용했다"

-총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중점 활동 분야는 뭔가.

"여성총선연대는 한시적 조직이다. 우선은 후보 평가지침서를 통해 여성 개개인이 각 후보가 선량으로서 적합한지, 정책은 어떤지,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토록 함으로써 올바른 선택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또 '희망나무 만들기'를 통해 모아진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분석한 뒤 각 정당 및 후보에게 보내 정책으로 삼도록 하거나 변화를 바라는 여성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활동수위가 너무 낮지 않은가.

"인정한다. 그러나 다양한 입장을 지닌 각종 단체들의 참여로 '최대 공약수'를 찾다보니 가장 낮은 수준에서 유권자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도내에선 이런 움직임이 처음이다. 시작이 중요하지 않은가. 거창한 구호도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도내 여성 유권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제 여성도 유권자로서 주체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16대 국회가 부정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것도 따지고 보면 그들을 잘못뽑은 여성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 정치판을 싹 바꿔야 하는 지금 시기를 아주 중요한 국면으로 인식해야 한다. 여성들이 4월15일을 '세상을 바꾸는 날'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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