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북군 '갑' 첫 합동토론]정책·제주현안 놓고 물고물리는 공방

제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제주언론인클럽이 공동 주최한 총선 후보자 초청 첫 합동토론회가 31일 오전 11시 KCTV제주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현경대, 열린우리당 강창일, 자민련 김창업, 민주노동당 김효상 후보는 정견과 정책, 제주현안 등을 놓고 물고 물리는 공방을 벌였다.

격론은 특별자치도와 행정계층구조 개편에서부터 시작됐다. 도민합의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면서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있다는 비판성 질문이 던져졌다. 의견을 구체화해 달라는 요구였다.

현경대 후보는 "혁신적, 점진적 방안을 종합해보면 시·군을 폐지하자는 것인데 그렇게 가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지방분권과는 거꾸로 가는 반민주적, 권력집중적인 발상"이라고 급격한 행정계층구조 개편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창업 후보는 "지도층 인사뿐 아니라 각계각층이 모여 지방분권 또는 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한 범도민위원회를 설립하고 임시적 대안이 아닌, 세계속의 제주로 거듭나는 특별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원칙론을 폈다.

강창일 후보는 "제주가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지역마다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따로 갖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하나로 통합하기는 곤란하다"며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그 이전에 도민모두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신중한 추진을 주문했다.

김효상 후보는 "도민들에게 정보 제공이 잘 안돼 여론조사가 왜곡되고 있다"며 "혁신적 방안으로 가면 지역적 특성이 사라지고 제주시 집중화도 가속화 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다음 특별자치도로 가야 한다"고 단계적 추진을 요구했다.

강창일 "탄핵이후 정국 민주 대 반민주 대결 구도"
김효상 "야3당 탄핵 잘못했지만 우리당도 자숙해야"
현경대 "헌법따라 탄핵...'민주-반민주' 경직성 버려야"
김창업 "공화당 '제주발전-민주주의 역행' 양면성 있다"

▲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강창일 후보.
강창일 후보는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3·12 폭거를 자행한 한나라당은 반민주 세력이고, 이들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지금의 상황은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구도로 규정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김효상 후보는 이른바 '묻지마' 식으로 흐르고 있는 여론 변화 추이에 대해 "탄핵은 야3당이 분명히 잘못했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잘못이 많다"며 "열린우리당은 지지율이 높아진 이유가 자신들이 잘했다기 보다 기존 정당의 부패와 탄핵에 따른 반발임을 알고 자숙해야 한다"고 정치권을 통째로 나무랐다.

▲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의 현경대 후보.
현경대 후보는 탄핵 의결이 다수결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가 거대여당을 견제할 야당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모순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유일한 수단은 탄핵제도"라며 "헌법에 따라 탄핵했는데 민주대 반민주는 말이 안된다.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창업 후보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등장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30년이상 후퇴했다는 의견에 대해 "양면성이 있지만 과거 공화당이 제주도를 발전시킨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주의에 역행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상당히 우호적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지역발전을 위한 역량 면에서 여·야, 혹은 초·다선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현역의원과 다른 후보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초·다선 의원 역량 시각차 극명…도심 공동화, 교통·주차난 해법 다양

현경대 후보는 "5선을 지내면서 여당, 야당 생활을 모두 했지만 일관되게 '제주도민당'이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제주도 이익을 지키는데 모든 것을 걸었다"고 자평한뒤 "초·재선 의원은 윗분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고 역량상 큰 차이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에 출마한 자민련의 김창업 후보.
김창업 후보는 "다선 못지않은 열정으로 제주도 발전을 위해 혼신을 쏟겠다"며 "무엇이라도 시켜주면 하겠다"고 경륜과 여야 구분을 떠나 열정을 과시했다.

강창일 후보는 "입법과 예산을 다루려면 다선의원의 논리가 아니라 현실 정치를 움직이는 힘이 있어야 한다"며 "5선의원을 깨고 6선급 의원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효상 후보는 "경륜이 중요하긴 하지만 경륜을 개인적 치부에 이용하는게 문제"라며 "한·칠레 FTA 체결만 봐도 소신이 중요하지 다선-초선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후보들은 제주시 옛 시가지(구제주) 공동화현상과 교통·주차난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 제주시·북제주 갑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노동당의 김효상 후보.
김효상 후보는 "공동화는 외곽지에 개발이 집중되다보니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가능하면 시가지에 필요이상의 차량 유입을 억제하고 걸어다니기 편한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창일 후보는 "옛 시가지를 재개발해야 한다"며 "그럴러면 탑동, 동문로, 산지천 등을 관광벨트로 묶을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현경대 후보는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려면 재개발사업을 펴야 하는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라며 강창일 후보에게 구체적 대안을 물었다.

김창업 후보는 "차량 10부제를 의무화하고 자동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는 한편 탑동이나 용두암 등지에 우마차를 운행해야 한다"고 이색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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