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떳떳하게 도민의 심판을 받겠다"
무소속·당 선택여부 안밝혀…지방정국 '요동'

▲ 김태환 지사가 23일 오후4시 기자회견을 열고 5.31 지방선거에 나서 당당하게 도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제주의 소리
김태환 지사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당하고 떳떳하게 도민으로부터 심판을 받겠다"며 5.31 도지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출마'와 '불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김 지사는 결국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5.31 도지사 선거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김태환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김호성 전 행정부지사와 함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김태환 지사는 오후4시시 도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말 한나라당에서 제주도지사 후보를 영입했다는 얘기를 지상을 통해 알고 무척 자존심이 상했다"며 "제주지역은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이 아니며 지금까지 3차례의 선거에서 무소속과 여당후보만이 당선된 곳에서 한나라당 후보로는 처음 당선됐으나 유독 제주도에만 도지사후보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이미 불출마 마음의 결심을 했었다"면서 "15일 오전 탈당·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이를 안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기자회견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고 말았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제주사회가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도지사에 출마를 하는 것만이 정말 제주도를 위한 길인가. 도지사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 번민의 번민을 했다"며 자신의 고민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 과정에서 도지사라는 자리가 혼자만의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으며, 이후 많은 도민들을 만나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당하게 도민의 뜻을 따를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면서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 도지사로서 이를 반석에 올려놓을 책임이 있다는 것이며,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질책도 많았다"며 출마이유를 밝혔다.

▲ 김태환 지사는 한나라당이 현직 지사가 있는 상황에서 유독 제주도만 외부인사를 영입하는데 자손심을 상했다고 탈당이유를 채차 강조했다. ⓒ제주의 소리
김 지사는 "이제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회피하지 않겠으며, 당당하고 떳떳하게 도민여러분의 심판을 받겠다"면서 "도민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특별자치도를 반석위에 올려놓고 제주발전 1백년대계의 기틀을 튼튼하게 쌓겠다"며 출마를 공식화 했다.

김 지사는 "또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의 부속품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해보이고 제주도민의 자존이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이번 선거가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는 축제와 화합의 마당이 될 수 있도록 다른 후보들과도 협의해나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조직을 하지 않고 지난 2년간 이뤄놓은 일에 대한 평가로만 심판을 받겠다"며 "당당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를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저의 고뇌가 담긴 결단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나 저는 이 모두를 저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지사 일문일답 내용.

- 출마선언이다. 무소속이냐? 당 선택은 어떠냐.
“지난번에 탈당하고 그동안 심각하게 도민도 만나면서 고민을 했던 것은 만나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저를 알고 모르고 간에 '특별자치도를 시작한 지사가 매듭을 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임회피다'라는 강력한 이야기를 했다. 그 동안은 사실 출마할거냐 말거냐를 고민하는 기간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참고로 해서 최종 오늘 결심하고 발표한 것이다. (무소속 또는 당선택은) 앞으로의 문제다. 현재까지는 출마냐 불출마냐 여기에 고민을 했음을 밝힌다“

- 당을 가지고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냐.
“지금까지 고민의 기간은 이번에 출마할거냐, 그대로 할 거냐였다. 솔직히 말하면 저의 인간성은 남하고 싸우거나 비난이란 표현은 이상하지만 그런 소유자는 아니다. 출마할거냐 안할거냐를 감성적으로 많이 고민했다. 어떤 과욕이 있다는 것도 아니다. 밤늦게까지 고민하고 다양한 계층을 많이 만나고 전혀 얼굴도 모르는 초면인 분도 만났다. 발표가 늦지 않았느냐는 따가운 질책도 있었다. 달게 받겠다. 출마 불출마는 저의 인생에 있어 중대한 갈림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더 만나서 고견을 들어 결정하려고 했던 점 이해해 달라. 무소속 등의 문제는 앞으로 고민하겠다. 현재까지는 그것까지는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의 부속품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제주의 소리
-우리당에서 영입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그런 것을 가상해서 말하는 것은 그렇다”

-1월 27일 현명관 입당할 때 약속하기를 경선을 떳떳이 하겠다. 결코 탈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번복됐다.
“지난번에 답변한 것으로 대신하겠다.”

-일부에서는 지사의 생각, 고민이 예정된 수순을 밟기 위한 것, 지지기반 다지기 위한 정략적 모습이라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언론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저는 정치를 모르고 지금까지 직업공무원 하면서 살아왔다. 지난번 것도 너무 정치를 모르기 때문이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어떤 술수를 쓴다는 것은 그럴 수도 없다. 그렇지도 않는다는 말을 드린다”

- 무소속으로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강조한 바 있다. 
“특별법이 계류중인 기간에 현직 도지사로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절대절명의 상황이었다. 지난 9일 특별법 통과됐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할 말은 하겠다는 심정이었다”

▲ ⓒ제주의 소리
- 불출마 권유도 있었나. 
“있었다”

- 예비후보 등록은 할 것이냐. 또 한다면 언제 하나. .
“오늘부터 고민하겠다”

-지금 지사의 결단이 늦어지면서 열린우리당 중앙당 접촉설이 있다. 접촉이 있었느냐.
“현재까지는 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고 할 수도 없었다. 오늘까지는 출마할거냐, 하지 않을거냐 오직 이 두 가지를 고민하는데 집중해 왔다. 앞으로 문제는 진행되면 도민들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투명하게 알려 나가겠다. 조금도 정치행보에 어두운 그림자는 없을 것이다”

- 제주시장 출마할 때도 탈당했었다. 민주당 탈당. 경선을 싫어하는 게 아니냐.
“일부에 그런 이야기 하는 분들도 없지는 않다. 그때도 말했지만 사실 전국의 16개 시도 중 한나라당 자치단체장이 많다. 그 중에 유독 제주도만 이렇게 영입하고, 이런 것을 한번 생각해 봐라. 시도지사 회의에 갔을 때 다른 도는 그렇지 않은데 과연 자존심이 어떻게 되겠느냐. 그 회의에 현직 지사로서 참석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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