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꿈을 남기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간다"
"도지사 후보 경륜 한계"…우리당 후보 '2파전' 압축

▲ 열린우리당 도지사 경선 예비후보인 송재호 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경선참여 포기를 밝혔다. ⓒ제주의 소리
열린우리당 제주도지사 경선 예비후보인 송재호 제주대 교수가 24일 경선참여 포기를 밝혔다.

송재호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songjaeho.com)에서 지지자들에게 '다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합니라'란 제목의 편지를 통해 "못다한 꿈을 남기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갑니다"라며 이번 5.31 도지사 후보 열린우리당 경선을 포기했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참여자는 양영식 전 통일부차관, 진철훈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2파전으로 압축됐다.

"제주는 우리를 끊임없이 사로잡는 숙명의 섬"이라고 말문을 연 송 교수는 "새로운 질서를 새롭게 만들자는 창의의 기치 아래 우리는 모였고 도지사를 선택했으며 한편으로는 1994년 정책전문위원으로 도정과 인연을 맺으면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제자유도시를 기획하고 특별자치를 고민해온 정책적 인연을 매듭짓고 싶은 개인적 바람도 함께 한 선택이었다"며 도지사 후보 경선참여의 배경을 설명했다.

송 교수는 "뜻을 세웠던 2년여의 짧지 않은 세월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났으며 변화를 향한 기대, 지역에 대한 걱정 등 진정과 소망이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평가하고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부족함과 못미침의 간격도 확인한 안타까운 순간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저는 이번 5.31 지방선거 도지사 출마선상에서 내려오려고 한다"며 "우리당의 다른 후보자들이 잘 가실 수 있도록 길을 터드리고자 한다"고 경선참여 포기를 밝혔다.

송 교수는 "오늘 저의 그릇의 크기가 지역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데 요구되는 도지사의 그것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자 한다"며 "40대 후반의 나이로 '더 많은 배움을 쌓고 더 높은 경륜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역의 목소리 또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물론 이러한 결정에는 당선가능성이 낮은 작은 후보로서 선거로 인한 주변의 고생과 신세를 피하고 싶은 연약한 인간적 원려도 같이 하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그러나 "수확을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하늘의 이치, 자연의 섭리를 깊이 배우겠다"면서 "지난 세월동안 동지 여러분들과, 그리고 현장의 지역민들과 함께한 그 절실한 만남과 이야기들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슴깊이 새기고 그것을 새로운 동력으로 해서 다시 인간과 사회, 지역을 위한 내실있는 결실을 준비해 나가겠다"며 다음을 준비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송 교수는 "이제 못다한 우리의 꿈을 남기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간다"며 "앞으로 많은 시간 다시 사람들과 함께하고 하늘을 간절하게 바라보면서, 치열하게 꿈꾸고 씩씩하게 서겠다"고 끝을 맺었다.

송재호 교수, 우리당 경선포기 편지 전문

    다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어쩌다 이 길을, 하지만 제주는 우리를 끊임없이 사로잡는 숙명의 섬입니다. 이러한 숙명을 풀어 자유롭고 싶은 본원적 열망이 항상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내재해 있음을 봅니다. 새로운 질서를 새롭게 만들자는 창의의 기치 아래 우리는 모였고 도지사를 선택했습니다. 도지사란 자리는 일종의 상징인 셈이지요. 한편으로는 1994년 정책전문위원으로 도정과 인연을 맺으면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제자유도시를 기획하고 특별자치를 고민해온 정책적 인연을 매듭짓고 싶은 개인적 바람도 함께 한 선택이었습니다.

  뜻을 세웠던 2년여의 짧지 않은 세월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났습니다. 안사람의 말에 의하면 ‘집에서 밥을 먹은 게 딱 두 번’이랍니다. 변화를 향한 기대, 지역에 대한 걱정 등 진정과 소망이 함께 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개인적으로는 부족함과 못미침의 간격도 확인한 안타까운 순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5.31 지방선거 도지사 출마선상에서 내려오려고 합니다. 우리당의 다른 후보자들이 잘 가실 수 있도록 길을 터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저의 그릇의 크기가 지역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데 요구되는 도지사의 그것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자 합니다. 40대 후반의 나이로 '더 많은 배움을 쌓고 더 높은 경륜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역의 목소리 또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물론 이러한 결정에는 당선가능성이 낮은 작은 후보로서 선거로 인한 주변의 고생과 신세를 피하고 싶은 연약한 인간적 원려도 같이 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수확을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하늘의 이치, 자연의 섭리를 깊이 배우겠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동지 여러분들과, 그리고 현장의 지역민들과 함께한 그 절실한 만남과 이야기들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 또 그것을 새로운 동력으로 해서 다시 인간과 사회, 지역을 위한 내실있는 결실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못다한 우리의 꿈을 남기고 다시 내자리로 돌아갑니다. 가는 그 길에서 어떻게 당신의 용서와 이해를 구해야 할지, 그에 앞서 스스로에 대한 넉넉한 관용은 잘 될 수 있을는지…. 앞으로 많은 시간 다시 사람들과 함께하고 하늘을 간절하게 바라보면서, 치열하게 꿈꾸고 씩씩하게 서겠습니다. 당당하고 정직하게 자신과 세상을, 지역과 나라와 세계를 마주하겠습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아름다운 안녕을 전합니다.

  2006년 2월 24일 아침 송재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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