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구 등 제도정비 먼저” 종전 입장 재확인...외국 영리병원은 신중론
원희룡 제주지사가 외국인카지노 신규 허가에 거듭 난색을 표명했다. 

이미 정부는 외국인카지노를 겨냥한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업(‘리조트월드 제주’)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제주도와의 입장 차이로 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원 지사는 외국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원 지사는 19일 제주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에 출연해 진행자가 신규 카지노 허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부는)제주도의 상황을 좀 아셔야 한다. 제주도에는 이미 8개의 카지노가 있다. 그리고 카지노에 대한 허가권은 제주도에 위임돼 있다. 중앙정부가 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2일 정부가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어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외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건설에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내놓은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얼핏 들으면 제주도내 카지노 허가권은 도지사에게 있으므로 정부가 왈가왈부할 개재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복합리조트 지원 대상으로 영종도의 LOCZ.파라다이스.드림아일랜드와 제주 신화역사공원 등 전국 4군데 사업장을 지목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제주도는 카지노를 건전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감독도 제대로 하고 세금도 제대로 걷는 제도정비가 우선”이라고 당장 신규 허가는 내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추가로 신규 카지노를 논의하는 것은 감독기구를 정비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감독기구 역할에 대해 전문 공무원들이 카지노 영업장에 상주하면서 정기적으로  사기 도박, 규정 준수, 매출 누락, 탈세 여부 등을 감독하는 라스베가스나 싱가폴의 사례를 든 뒤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화벌이’였기 때문에(외화벌이 라는 명분으로) 제도정비를 방치해왔다”며 “다시말해 제주도는 이미 있는 카지노부터 건전한 산업으로 (가도록)감독기구 등을 먼저 정비하고 이 기초 위에 신규 확대를 하더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초고층 건축물 ‘드림타워’와 헬스케어타운 사업에 뛰어든 중국 녹지그룹의 투자와 관련, 원 지사는 “한국은 개방하고 투자유치를 해야 하지만, 문제는 투자의 질”이라면서 “투자자도 이익이 되고, 세금도 올바르게 걷는 그런 윈윈의 투자로 가야 한다”고 외국 자본의 선별적 수용 의사를 밝혔다.

녹지그룹은 전날 제주에서 해외 첫 이사회를 열어 제주도에 대한 계속적인 투자 의사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녹지그룹 장옥량 회장은 원 지사와도 만남을 가졌다.

원 지사는 외국 영리병원에 대한 입장도 피력했다. 무역투자진흥회의 당시 정부는 중국 자본이 제주에 건립을 추진중인 국내 1호 외국 영리병원 ‘싼얼병원’에 대해 9월중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지사는 “저는 국내병원의 영리화는 일관되게 반대해 왔지만, 외국인이 설립하는 영리병원이라면 외국인의 병원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구분을 둔 뒤 “제주특별법에도 외국인 영리병원은 이미 제도화돼 있다. 그걸 반대하느냐 마느냐는 논의는 맞지 않다”고 원칙적으로는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투자되는 병원의 내용이 과연 제주도의 발전과 한국의 의료산업 발전, 의료관광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서 가급적 좋은 자본은 유치하겠다. 그런 내용에 중점을 둬서 심사를 하고 판단을 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제주특별법상 제주에 외국 영리병원을 세우려면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계획에 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나면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 후 도지사가 허가를 내주게 된다.

반면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허가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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