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최저임금, 가만있으면 안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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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단] “우린 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나” / 임지현 대학생 기자. 제주대 사회학과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늘 아르바이트와 학업으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한가해졌으니 만나자고 하길래 웬일인가 싶었다. 그 친구는 최근 2년간 해온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장기간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해 이제는 지쳤다며 그 이유를 털어놨다.

친구는 2012년 10월부터 2년 동안 모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일해 왔다. 처음 일을 시작할 당시 최저임금은 4580원이었다. 하지만 시급 4000원을 받았다. 반년정도 일하자 시급은 4300원으로 올랐지만 당시 최저임금은 4860원으로 여전히 이에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몇 개월 뒤 시급은 4600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적정임금에 미치지 못했다. 시급은 4600원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5000원도 채 되지 않는 시급을 받고 있다는 것에 놀라 ‘어째서 진작 그만두거나 노동청에 신고할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처음 시작할 때는 학교생활과 병행하려다보니 일할 수 있는 시간대가 한정돼 있었다. 일정과 맞는 자리가 당시에는 그 매장 밖에는 없었고 중간에 그만두면 또 시간대를 맞춰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번거로워 계속 다니게 됐다. 하지만 같은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2년간 꾸준히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시급 때문에 일할 의욕도 점점 떨어지고 같은 시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다른 친구와 크게 차이 나는 임금을 보면서 그만두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업주에게 항의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부당한 대우에 순응하며 일을 해온 것도 문제지만 근로자의 기본권리인 최저임금에 준수하는 임금을 단 한번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도 부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주변에서 “일이 어렵지 않다” 또는 “매장에 손님이 그다지 없다”는 이유로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경우를 종종 들어본 적이 있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예전에 들었던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부당한 대우들까지 머릿속에 떠오르자 과연 이러한 사례들이 극히 일부 업체들인지 아니면 제주도내에 만연해있는 사례들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제주도내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자리를 구할 때 주로 이용하는 ‘제주대학교 구인 게시판’에 올라온 업체들을 기준으로 최저임금법 준수여부에 대해 조사해 보기로 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그리고 추가적으로 주휴수당(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한 노동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하며, 이를 주휴일이라 한다.) 지급여부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대상은 대학생들이 주로 일하는 편의점, 베이커리, 카페로 정했고 각 분야별로 10개의 매장에 전화를 걸어 조사를 했다.

먼저 편의점 매장 10군데에 연락해봤다. 놀랍게도 최저임금에 달하는 임금을 주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시급단위로 볼 때 최저 3600원~최대 5000원까지 전부였다.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곳은 아예 없었다.

왜 최저임금을 주지 않느냐고 묻자 “일이 쉽다.”, “다른 곳보다 우리가 많이 주는 것이다.”, “원래 편의점은 이 정도 임금이 일반적이다.” 등의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그럼 많이 주는 업체로 가라”며 언짢은 기색을 보인 뒤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다음으로 베이커리 10군데를 전화해보았다. 베이커리에 경우에는 편의점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시급은 최저 5000원~최대 5210원까지였고 한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저임금을 지급했다.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업체는 한 군데였다.

카페에 경우에는 최저 5210원~최대 5500원으로 모든 업체가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했다. 그러나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업체는 단 한 군데였다.

총 30여 군데 매장을 전화해본 결과 조사에 포함된 대부분의 매장은 왜 최저임금을 주지 않느냐 물으면 “일이 어렵지 않아서”, “바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매장은 거의 없었고 주휴수당의 지급 여부를 물으면 ‘주휴수당’이 뭔지조차 모르거나 “아르바이트인데도 그런 걸 지급하는 곳이 있느냐”는 등의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최저임급법 제 6조는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근로자가 받아야할 최소한의 임금이다. 업주 마음대로 근로자의 노동의 가치를 최저기준이하로 깍아 내릴 수 없다. 만약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주휴수당 또한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에 일부임으로 지급 기준을 충족할 시에 반드시 지급돼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업주는 근로기준법 제 17조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 만약 세부적인 근로조건을 구두로 할 경우 후에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음으로 서면으로 작성하여 계약사항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겼을 시, 500만원 이하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5580원으로 오른다. 하지만 기존의 최저임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금액만을 올리는 것이 과연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악습이 계속되는 데에는 근로자의 노동의 가치를 본인 입맛에 맞게 떨어뜨리는 업주들이 우선적인 원인이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좀처럼 항의하거나 신고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일이 커질까봐 두려워서, 또는 귀찮아서 항의도 신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 번거로움 때문에 부당한 대우에 순응한다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내팽겨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려는 학생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 근로조건을 확인, 확정토록 하는 것이 좋다. 서면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훗날 근무하는 동안 업주에게서 불이익을 당한다면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또한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매장이 있다면 업주에게 항의하여 바로잡도록 하고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신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그에 따른 보상사례를 늘려야 이런 악습의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또는 청년유니온같은 세대별 노조에 가입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개선해나가는데 동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법정최저임금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체제를 갖추고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의 처벌 건수를 늘려야 한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 신고체계를 보편화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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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현 [제주의소리] 대학생 기자.

기자’라는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향해 더디지만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것 같아서 기쁘다. 지금은 ‘대학생 기자단’ 이지만 지금부터, 훗날 ‘정식 기자’가 된 이후로도 기자라는 직업의 열정과 본분을 잊지 않도록 끊임없이 나를 뒤돌아 보려고 한다. 임지현 대학생 기자. 제주대 사회학과 1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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