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북군 '을' 합동토론] 일부 후보 신경전 불구 대체로 감정 자제

제주 현안에 대해 차별성을 드러내지 않았던 후보들이 선거일이 다가오자 서서히 차별화를 꾀하면서 구체적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 후보들은 1일 제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제주언론인클럽이 공동 주최한 합동토론회에서 특별자치도와 행정계층구조 개편에서부터 시각차를 드러냈다.

민주당 홍성제 후보는 "행정구조개편은 주민 뜻만 따르면 얼마든지 할수 있지만 특별자치도는 재정자립이 안되면 유명무실하다. 분권화 발상은 좋지만 안되는 것은 안된다"며 특별자치도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무소속 김용철 후보는 "특별자치도는 지방자치 활성화에 따른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적극 찬성한뒤 "현행 3단계 행정계층은 행정의 효율성 등의 면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 혁신적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혁신적 방안은 4개 시·군을 제주·서귀포·동제주·서제주구(區)로 개편해 제주특례시장이 임명하는 방안이다.

홍성제 "특별자치도 재정자립 안되면 유명무실" 회의적

김용철 "특별자지도 반드시 시행...혁신적 방안으로 가야"

김우남 "지사 권한 견제가 중요...특별자치도 좋은 기회"

부청하 "행정구조 혁신적으로 바꿔야"  도민합의도 강조

김동완 "특별자치도 개념 정립부터...행정개편 반드시 필요"


▲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김우남 후보.
열린우리당 김우남 후보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행정구조개편에 동의하지만 지사에게 집중될 권한을 견제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권한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특별자치도는 잘 활용하면 국제자유도시 추진 등에 있어 제주에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무소속 부청하 후보는 "행정구조는 20,30년을 내다보고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획기적인 행정개편을 주장했으나 특별자치도에 대해선 "도지사 한사람 권한이 너무 강해지면 힘들어진다"고 우려한뒤 "도민합의가 중요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한나라당 김동완 후보는 "특별자치도와, 수원.포항시와 같은 특례시의 개념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고 개념 정립의 필요성을 주문한뒤 "특별도가 되면 세원 발굴이 있겠지만 중앙지원도 따라야 한다"며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개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남 "열린우리당 창당 초기 참여 못해 죄송"...김용철 후보 위로

부청하 "서울서나마 20여년동안 고향과 소외된 이웃 위해 노력" 자평

김동완 "'차없는 제주 건설'  즉흥적 주장 아니... 대중교통도 활성화될것"

홍성제 "민주당 붕괴 전략부재 탓...나까지 몰매 맞아야 하나"억울함 호소

김용철 "열린우리당 정강정책.지향점 누구와 맞는지 가려야 한다"

이어진 질문에서 김우남 후보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공헌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 "창당 초기에 참여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일부 시인하면서도 "중앙당 요청에 따라 입당 및 경선 등의 절차를 밟았다"며 "김용철 후보와 함께 정당하게 겨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때 당내 경합자였던 김 후보를 위로했다.

▲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부청하 후보.
부청하 후보는 20여년동안 정치권에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한일이 없다는 평가에 대해 "몸은 서울에 있었지만 해양소년단 연맹, 전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재경4·3단체 공동대표 등을 맡아 고향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김동완 후보는 '제주를 차없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이 즉흥적이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일축한 뒤 "차없는 도시를 만들고, 주차장 없는 도시를 만들면 대중교통수단이 활성화되고 그렇게되면 농촌지역 교통문제도 해결될것"이라고 반박했다.

▲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홍성제 후보.
홍성제 후보는 민주당 붕괴 원인에 대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전략 부재 때문"이라고 단정짓고 "민심을 모르고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민주당이 몰매를 맞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홍성제와 정대권, 고진부까지 몰매를 맞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용철 후보는 '열린우리당 적자(適者)로서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우남 후보는 열린우리당이 창당으로 어려웠을 때 민주당에 잔류해 놓고 총선 출마를 위해 우리당에 입당했다"면서 "열린우리당 정강정책이나 지향점이 과연 누구와 맞는지 가릴 필요가 있다"고 은근히 김 후보를 비판했다. 제주지역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김용철 후보는 김우남 후보의 입당 이후 당내 경선 대상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 선언과 함께 "열린우리당 적자를 가리기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었다.

홍성제, 우지사 입당 변절자 규정...김용철 "양지를 찾아가는 소신없는 행위"

김우남, "도정을 위한 결단으로 본다" 정치적 해석 경계

부청하 "나중에 또 어디로갈지 지켜볼것"...김동완 "유권자들 현혹되지 말아야"

우근민지사와 강기권군수의 당적변경, 민주당 소속 후보 두명의 정계은퇴 및 총선불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도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홍성제 후보는 "제주도에 50년동안 이런 사태가 없었다"면서 "어떻게 변절한 사람은 희희낙락하고 지조를 지킨 사람은 그렇게 되느냐"고 우지사를 변절자로 규정한뒤 "이래서 자식들에게 지조를 지키라 할수 있겠느냐"고 통탄했다.

▲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김용철 후보.
김용철 후보는 "정치인은 진퇴가 명확해야 한다"고 전제 "자치단체장과 도의원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의혹을 지울수 없다"며 "양지를 찾아가는 소신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우남 후보는 지사 입당에 대해 "정치석 해석을 경계한다"며 "국제자유도시 창업자로서, 도정을 위한 결단으로 본다.  순수성을 믿는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부청하 후보는 "여당이 돼야 예산을 많이 따올수 있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도민을 위해 열린우리당에 갔다지만, 열린우리당이 나중에 정권을 못잡았을때 또 어디로 갈지 지켜보겠다"고 '철새행보'를 나무랐다.

▲ 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동완 후보.
김동완 후보도 "노무현 대통령은 같은 당이 아니라고 예산배려를 안할 분이 아니다"면서 한편으로 노 대통령을 두둔한뒤 "도정 책임자로서, 군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권자들은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감귤위주 지원정책.밭작물 '역차별'   다양한 문제점 제시

감귤 위주의 지원 정책에 대해 후보들은 각종 문제점을 제시했다. 밭작물 의존도가 큰 북군 지역 농민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화두로 던져졌다.

김우남 후보는 "농민들이 감귤에 집착하는 것은 당근 등 다른 작목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뒤 "우선은 다른 작목 농사를 지어도 살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밭작물에도 직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청하 후보는 "감귤은 우선 정부가 하루속히 돈을 풀어서 폐원면적을 늘려야 한다"면서 "밭작물의 경우 어느 한가지 품목이 잘 된다면 그 쪽으로 몰리는데 지역별로 품목을 구분해 장려하는, 최소한의 조정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완 후보는 "기존 밭작물의 성패는 감귤 폐원농가를 앞으로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다"며 폐원농가에 대한 후속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뒤 "밭작물에 대해선 지역과 지형 등을 감안해서 행정지원을 펴고 한다"고 언급했다.

홍성제 후보는 "제주에는 논이 없기 때문에 밭작물에도 보조금을 주는 직불제를 도입하고, 12개 품목에 한정된 최저가격보장제 대상에 양파 감자 쪽파 당근도 포함시켜야 한다"며 "그러면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철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를 검증하는 자리인데 도지사나 시장·군수 정책토론에 나온 것 같다"며 이 주제가 국회의원 역할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지적한 뒤 "밭농사나 감귤문제는 도지사와 시장·군수에게 맡기고,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열린우리당 당내 경선에서 배제된 김용철 후보와 김우남 후보가 아직까지 앙금이 남은 듯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으며,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해온 김우남·김동완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공세가 집중됐다. 한때 신경전을 펴기도 했으나 후보들이 대체로 감정을 자제함으로써 전날과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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