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위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대책마련 촉구
사업자, "유감.당혹"…도, "사과할 단계 아니"

▲ 한라리조트 개발사업에 대해 인사를 하는 백동기 대표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해 고유기 통합영향평가심의위원이 '가족 몰살' 협박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평가위원들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분했다.

또한 대부분의 평가위원들은 "제주도는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이에 대한 철저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도통합영향평가위원회는 3일 오후 2시30분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 예정지인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교래곶자왈' 지역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 개발찬성 주민들, "환경단체는 들어오지 마라"…10여분간 '승강이'

이날 현장답사에는 개발사업자인 ㈜더원의 대표이사 백동기 사장과 상무 등 개발사업자와 교래리.대흘리 주민 30여명, 통합영향평가위원과 환경단체 등이 참여했다.

당초 2시부터 현장 실사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개발을 찬성하는 마을주민들은 '평가위원'을 태운 제주도 버스가 들어가자 마자 교래곶 마을목장 문을 닫아 10여분간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개발찬성 주민들이 환경단체 관계자와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무조건 개발사업을 방해하는 환경단체는 들어오지 못한다"며 출입을 통제했다. 10여분간의 승강이끝에 마을주민들은 김방훈 도환경국장의 전화를 받고서야 출입을 할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

# 곶자왈 보호.진입로 문제 '조건부 동의' 개선안됐다…사업자, 친환경공법 사용할 것

통합영향평가심의위원들은 '조건부 동의'에 대한 저감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더원측을 질타했다.

한성률 위원은 "지난 심의위에서 '조건부 동의'를 할 때 5만여평의 곶자왈 보호 방안과 진입로를 변경해야 한다고 했는데 변한 것이 없다"며 "왜 사업자는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보호대책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유기 위원도 "사업자는 곶자왈 면적 38%를 훼손하게 돼 있는데 '조건부 동의'받을 때와는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더원측은 "곶자왈 훼손면적이 640평 줄어들었다"며 "진입로 변경 문제와 곶자왈 보호는 친환경공법을 통해 개발사업의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더원측은 "진입로는 투수성이 높은 자재를 이용해 훼손을 최소화하고, 클럽하우스도 지면과 띄워 건설할 것"이라며 "공사가 재개되면 환경감시단이 공사현장을 감시하고, 우리도 최대한 친환경공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되풀이 말했다.

▲ 조건부 동의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
# 평가위원 '협박'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제주도는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김미영 심의위원은 고 위원의 협박 소식에 대해 "저는 아직까지 협박과 위협은 없었다"며 "고 위원은 나오신지 얼마 안됐는데 심의위원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심의위원은 "평가심의위원은 제주도에서 위촉된 사람으로 제가 그랬다면 당장 탈퇴할 것"이라며 "제주도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성률 심의위원은 "이번 일은 제주도에서 처음 발생한 일로 이 보다 더 큰 개발사업장에서도 이런 일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제주도는 고 위원의 협박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위원은 "고 위원이 사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의위원에 대한 신변보장은 당연한 것으로 제주도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 ㈜더원, "너무 당혹스럽다"…"기업 신뢰.도덕성 타격…사법당국은 철저히 조사"

㈜더원 백동기 대표이사는 "고 위원이 '가족몰살' 기자회견 전인 지난 24일 만났을 때에도 고 위원이 '협박'을 받고 있다는 말을 저에게 한 적이 있어 무척 당혹스러웠다"며 "제주도에서 심의위원에 대한 신변보호 장치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사업자인 우리는 지역주민과 자치단체, 그리고 환경단체가 화합을 이뤄 사업이 이뤄지는 게 목표"라며 "기업이 신뢰와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백 대표는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며 "사법당국과 제주도는 철처하게 수사하고, 진실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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