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프린지페스티벌서 오는 7일 변성진 감독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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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성진 감독. ⓒ 제주의소리
지난 3일 시작돼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원도심을 채워가고 있는 2014제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는 제주 독립영화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매일 밤 3Frame에서 열리는 '프린지 시네마 봐보게'다. 

오는 7일에는 제주의 독립영화 감독인 변성진이 주인공이다. 그가 이번 상영에서 내놓을 작품은 <빈집>과 <홀림>.

<빈집>은 노총각 농부 원석과 그림을 그리고 싶어 제주로 온 서울여성 수인의 이야기다. 계기가 된 것은 한 여성과의 만남. 서울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 귀촌하기로 한 이 중년여성은 이 모든 것을 올레길을 걷는 동안 '벼락을 맞은 듯' 결정했다. 지금까지 도시에서 자신이 믿고 의지해왔던 모든 가치가 일순가 날아가버리는 경험을 했다는 것.

변 감독은 "<빈집>은 제주에서 살기 위해 집을 찾아 다니는 여자 주인공을 통해 이런 변화의 계기를 드러내고 현대인들의 내면적 황폐함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제주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운 시골 문화 속에 현대인의 병을 치유하는 힐링의 힘이 있음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상영되는 <홀림>은 돈벌이만 생각하던 사진사 준에게 한 여인이 찾아오면서 겪은 미스테리한 경험을 다룬 일종의 스릴러다. '나무에 홀린 여자, 그리고 그 여자에게 홀린 남자'에 대한 다소 독특한 이야기다.

변 감독은 "돈벌이를 위해 사진을 찍던 이가, 사진을 통해서 예술적인 심성, 원초적인 자연을 만나면서 숲으로 사라진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물질적인 매개체가 그를 원초적인 세계로 이끄는 셈이다.

사실 두 작품의 주제나 방향성은 다르지만 그 뒤를 이끄는 거대한 맥락이 있다. 바로 제주가 지닌 특유의 분위기와 공간성이 바탕이다. 영화평론가 송경원이 변 감독의 작품을 두고 "제주 풍광이 지닌 원초적인 여유로움과 넉넉함에 빚지고 있는 게 많다"고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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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빈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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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홀림> 중.

"아웃사이더로 영화 만든다는 것, 서글펐지만..."

서귀포 출신인 변 감독은 2005년 <아침기도>, 2007년 <난생기>와 같은 단편영화를 제작했고 영화로 유명한 남원초등학교의 영화예술교육 강사를 맡고 있다. 제주독립영화협회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지금도 작업이 한창이다. 단편 <성지순례>의 마무리 작업 중이고, 곧 이어 <일인용 텐트> 촬영에도 들어간다.

제주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 어떤 삶일까. "처음에는 울고싶을 정도"였단다. 함께 할 스텝들을 만나기도 힘들었고 여러 제작여건이 열악했기 때문.

전반적인 상황은 약점투성이지만 나름대로의 강점도 있단다.

"변방에서 아웃사이더로 영화를 만드는 건 처음엔 서글펐다. 그런데, 주류에 있는 사람들의 약점이 개성이 없다는 점이다. 영화들 가봐도 비슷비슷한 내용만 판을 치는데, 거기서 벗어나 있다는 게 단점만은 아니더라. 나만의 색깔을 찾기도 쉽고 차별화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그는 제주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화를 만들어도 상영할 기회가 없다는 것. 그래서 이번 제주프린지에서 자신의 작품을 내어놓는 마음이 각별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또 제도적으로 지원만 충분히 해준다면 좋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밝혔다.

변 감독의 작품과 그의 생각들을 읽을 수 있는 '프린지 시네마 봐보게'의 네 번째 시간은 오는 7일 오후 7시 3Frame에서 진행된다.

문의=제주프린지페스티벌조직위원회(064-758-0332, www.jjpf.blog.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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