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출신 주승용 "해저터널 검토해야"...제주 출신 강창일 "꿈 같은 얘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해저터널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전남 여수가 지역구인 주승용 의원은 목포와 제주를 잇는 해저터널을 원희룡 지사에게 주문했으나 제주가 지역구인 강창일 의원은 '꿈같은 얘기'라고 맞섰다.
7868.jpg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17일 제주도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원 지사는 "공항문제를 먼저 도와주면 검토해 보겠다"고 했고, 주 의원은 "공항 문제를 먼저 도와주겠다"고 화답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감사반장 정청래 의원)는 17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제주도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의원은 추가 질문 시간에 전남 목포와 제주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원희룡 지사의 의견을 물었다.

원 지사는 "해저터널은 시기상조이며, 제주도는 섬으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고, 포화상태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주 의원은 "해저터널은 사업을 시작하면 20년 정도 걸리는 사업으로 예전 김태환 전 지사와 박준영 전남지사가 공동으로 해저터널을 정부에 건의한 사업"이라며 "신공항이 물론 급한데 공항 부지도 결정 못하고 있는데 부지 결정을 하는데 지역갈등이 발생하는 등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충고했다.

주 의원은 "목포-제주간 해저터널은 15조원으로 호남 SOC 사업 중 가장 큰 사업이며, 제주도 관광객을 어마어마하게 증가시킬 것으로 제주도는 장기적으로 구상해야 한다"며 "한 때 양쪽 지사가 공동건의했는데 이제 공항문제로 뒷전에 밀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7742.jpg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17일 제주도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원 지사는 "주 의원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해저터널을) 제주도정 현안으로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원 지사의 답변에 강창일 의원이 가세해 힘을 실어줬다.

강 의원은 "해저터널은 꿈같은 얘기로 경제성이 안나온다"며 "제가 국토해양위 있으면서 확인했는데 해저터널을 하려면 배후인구가 400만~500만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강 의원은 "호남이 제주 관광객을 끌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목포-제주 해저터널 대신 다른 장소를 찾으시라"고 권유했다.  

새정치연합 두 의원이 옥신각신하자 감사반장인 정청래 의원은 "같은 당이신 두 분의 의견부터 통일해 주시라"고 중재에 나섰다.

주 의원은 "결혼할 때도 한쪽이 식으면 못한다. 아무리 전남에서 하고 싶어도 제주가 안하면 못한다"며 "경제성이 없다고 하는데 목포-제주 해저터널의 경제성은 B/C(비용편익비율) 0.72로, 나름대로 호남에서 가장 크고 우리나라 먹여살릴 대규모 국책사업이 될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저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원 지사가 "그럼 공항건설부터 도와달라"며 "그 후에 검토하겠다"고 답변하자 주 의원은 "그럼 공항 먼저 도와드리겠다"고 말해 국감장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