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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5회 전국체전에 당구(캐롬 3쿠션) 제주도 대표로 참가하는 김봉철. 후원 기업이나 단체가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그지만, 당구에 대한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전국체전] 3쿠션 제주대표 김봉철..."우리나라 시끄럽게 하겠다"

“당구를 정말 좋아해요. 열정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습니다” 

제주시 오라동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자랐다. 2014년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제주도 대표로 출전하고 싶었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

오는 28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제95회 전국체전 당구(캐롬 3쿠션) 종목에 제주 대표로 참가하는 김봉철(35) 선수의 얘기다.

제주중앙중학교 2학년이던 1994년. 그는 처음으로 당구큐를 잡았다.

그저 재밌었고, 계속 하고 싶었다. 어느새 주변에서 “정말 잘친다. 이 정도면 선수해도 되겠다”는 칭찬이 들렸고, 그는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구연맹에 선수로 등록한 지 6년차에 접어든 그는 4년간 아무런 성적도 내지 못했다.

성적이 시원치않은 선수를 후원해주는 기업, 단체도 없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당구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연습했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일해도 버는 돈은 200만원 남짓.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당구에 대한 열정으로 버텼다. 하지만 4년이란 시간은 그에게 길면서도 짧았다. 가족들은 그를 응원했지만, 그는 지쳐갔다.

어떤 지인은 그에게 “너처럼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내가 능력이 된다면 후원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250만원 상당의 당구큐대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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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는 김봉철 선수.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난 안되는 걸까. 올해(지난 2013년)까지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포기하고) 다른 일을 고민해야겠다”

맘을 다잡아서였을까.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제9회 대한체육회장배 3쿠션 당구대회에서 64강에 들었다. 그때 김봉철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전 대회 이후로 올해까지 32강, 4강, 준우승까지 성적을 내기 시작한 그는 어느새 우리나라 랭킹 15위가 됐다.  

통상적으로 당구대회는 512강부터 시작되며, 32강부터 본선이라고 부른다.

“당구를 즐기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1000만명이 넘는데도 비인기 종목이라는 것이 참 아쉽다”

대개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당구. 여기에다 선수에 대한 지원이 다른 지방에 비해 부족한 제주. 지난해부터 성적을 내기 시작한 그지만, 아직도 후원해주는 곳이 없다. 지금도 당구장과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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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철이 전국체전을 대비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동건 기자

이번 전국체전 당구대회는 월드컵이라고 불 릴 만큼 출전선수가 화려하다. 

국내 '6대 천왕'이라 불리는 최성원(세계당구연맹 10월14일 기준 세계랭킹 6위), 김경률(세계랭킹 9위), 조재호(세계랭킹 10위), 허정한(세계랭킹 22위, 한국랭킹 1위), 이충복(세계랭킹 17위), 강동궁(세계랭킹 8위) 등이 참가한다.

김봉철은 이런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그는 “조재호, 허정한 선수는 아직 이겨보지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모두 이겨봤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번 전국체전 1, 2회전 상대가 조재호, 허정한 선수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1회전 탈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홈(제주)의 응원을 받아 우리나라를 시끄럽게(우승) 하고 싶다”고 이변을 예고했다.

이어 "제주를 대표해 전국체전에 나가지만, 더 뛰어난 실력을 선보여 전국, 세계에 '제주의 김봉철'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체전 당구대회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 1명씩 총 17명이 참가한다. 경기방식은 40점을 먼저 득점하면 승리한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40초 규칙이 적용되며, 타임아웃을 2번 쓸 수 있다. 후구와 승부치기 규칙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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