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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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레코드] (31) 민물장어의 꿈 /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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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made Cookies & 99 CROM LIVE / 신해철

대마초를 합법화했다면 우리나라 음악은 얼마나 더 다양하고 아름다워졌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눈물이 너무 많아서, 대마초를 피워서라도 눈물 없는 나라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마초 흡연을 이유로 음악은 지하로 숨어들었고, 가짜 음악들의 시대가 펼
쳐졌다. 조덕배가 대마초를 피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너풀거리듯’이라는 명곡을 들을 수 있었을까. 신중현이 소울 싱어로 극찬한 장현의 노래 ‘잔디’(‘잔디’는 마약은 뜻하는 은어이다.)를 들으면 보랏빛 잔디 위에 누워 두둥실 떠 있는 구름을 볼 수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기관지가 좋지 않아 담배도 피우지 못한다. 하지만 위로가 필요할 땐 담배에 불을 붙이고 싶어진다. 담배 케이스는 미학적인 게 많다. 담배 ‘카멜’은 프로그레시브 락 앨범 표지 같다. 국산 중에서는 '타임'. 담배 이름 참 시적이다. 시멘트 같은 시간 속에서 한 모금의 숨이 필요하다. 대신 음악이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Sonic Youth의 ‘Super Star’나 Czars의 ‘Drug'은 환각 그 자체이다. 사이키델릭이 아니고서 어떻게 이 세상에서 유랑할 수 있을까.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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