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jpg
4.3유족회장-경우회장 짝 이뤄 경기장 내 성화봉송...사회적 약자 다수

65년만에 서로를 끌어안은 제주4.3유족회와 경우회가 다시 한번 화해와 상생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장소는 박근혜 대통령과 2만5000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전국체전 대회장이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의 개회식이 열리는 2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현창하 제주경우회장이 나란히 성화주자로 나선다.

4.3유족회와 경우회는 1948년 제주 섬에 살육의 광풍이 몰아닥친 이후 65년간 철천지원수 처럼 지내왔다. 극심한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애써 서로를 외면하게 됐다. 두 단체가 화해 무드로 돌아선 것은 제65주년 4.3사건희생자 위령제가 열린 2013년이다.

그해 5월6일 4.3유족회 서귀포시지부 6주년 창립행사때 경우회 임원들이 참석하면서 화해의 손을 먼저 내밀었다. 4.3유족들은 화답의 뜻으로 6월6일 현충일 행사에 참석했다.

결국 두 단체는 지난해 8월2일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이념을 버리고 조건없는 화해와 상생으로 지난 세월의 갈등을 치유하겠다”며 공개적으로 화해의 뜻을 밝혔다.

올해 첫 국가주관으로 열린 4.3위령제에서는 경우회가 사상 처음으로 참석하며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드높였다. 전국체전 주최측이 두 단체의 수장을 성화봉송 최종주자 10인에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당시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한 박 대통령 앞에서 짝을 이뤄 이미 자신들은 화해했음을 만천하에 알리게 됐다.

성화 주자는 화합과 상생의 대회 정신을 살려 각 분야별 인사를 선정했다. 다문화가정 출신과 장애인, 해녀, 사회공헌 인사, 전국체전 선수 등 사회적 약자와 제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다.

베일에 싸인 주자 중 [제주의소리]가 확인한 인사는 한국 휠체어육상의 간판 홍석만(제주도청 직장운동경기부)과 제주도사회협약위원인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이다.

성화봉송의 대미를 장식할 최종 점화자는 제주가 낳은 축구선수 임창우와 역도선수 김수경이다.

임창우(22.대전 시티즌)는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 출신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북한을 1대0으로 꺾고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김수경(29.제주도청)은 제주선수 중 전국체전에서 가장 많은 39개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2013러시아카잔유니버시아드 동메달리스트다.

성화는 제주 전역을 돌아 오후 4시쯤 제주시 서사라사거리에 도착한다. 이후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까지 0.8km 구간을 이동한다. 경기장 도착 예정 시각은 오후 4시30분쯤이다.

성화는 대회장 밖에 머물다 오후 7시쯤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10명의 주자들에게 차례로 넘겨진다. 성화가 점화되면 900발의 폭죽이 터지며 화려한 불꽃놀이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