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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공사장 수중조사 "마구잡이식 공사로 조류흐름 변화...새해 예산 삭감해야"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 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 바다 연산호 군락지의 서식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천연기념물 보호지역 내에서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해군기지 공사임에도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버젓이 불이행하는 불법공사라는 지적이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는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 연산호 군락 서식실태 조사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시점은 11월이다.

이들 단체는 공사 전후를 비교하기 위해 2008년 10월 촬영한 강정포구 등대 끝 같은 장소에서 연산호 군락지를 4년만에 다시 촬영했다. 해군기지 남방파제 공사장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곳이다.

조사결과,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공사로 인해 연산호 군락 서식지의 조류흐름이 느려졌고, 부유사에 의한 수중 탁도가 증가하면서 연산호 군락의 서식환경이 크게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연산호는 바위에 붙어사는 고착성 동물로 폴립이라는 입 부분의 촉수를 이용해 빠른 조류가 실어오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폴립으로 걸러 먹는다. 결국 수중 탁도가 악화되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이번 조사에서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 연산호는 2008년 환경영향평가 당시에는 중앙부에 법정보호송인 해송이 안착해 있고, 좌측으로 뾰족수지맨드라미, 우측으로는 큰수지맨드라미, 위쪽에 분홍바다맨드라미 등이 활착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6년이 지난 지금 이 연산호의 종은 오히려 성장이 멈춰있거나 왜소해졌다는 점이다. 분홍바다맨드라미와 뾰족수지맨드라미는 절멸되다시피 했다. 

이들 단체는 해군기지 방파제 공사로 조류 흐름이 바뀐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공사로 각종 부유물이 흘러들어 서식환경이 악화된 점도 지적했다.

또한 해군이 부유사 농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의무를 무시한 채 마구잡이식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규정을 지키기는커녕 오탁방지막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한다.

이는 문화재청으로부터 허가받은 문화재현상변경 허가조건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고,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불이행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국책사업이라는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각종 불법행위로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허가해준 감독기관도 직무유기다”라며, “국회는 내년 제주해군기지 예산을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제주 강정마을 앞바다는 천연기념물 442호 연산호 군락의 서식지다. 대규모 연산호 군락지인 이곳은 전 세계에서 단일 면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고, 개체수와 종 다양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때문에 강정 앞바다는 세계 각지의 수중 다이버들이 해양 체험을 위해 찾는 국내 최고의 다이버 포인트이자, 체험학습과 학술연구 등 해양생태계 학술장으로서 각광받던 곳이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인한 주변 해양생태계의 환경변화가 큰 만큼 정부당국의 긴급조치가 뒤따라야 마땅하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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