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기념 글로벌페스티벌 폐막, 상인·외국인 함께 어울려..."축제 정기적으로 열리길"

개장 60주년을 기념해 3일간의 글로벌페스티벌을 개최한 제주서문공설시장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치러진 축제 일정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제주서문공설시장상인회(회장 박귀종)와 서문공설시장문광형사업단(단장 이승헌)이 주최·주관한 이번 '2014 서문공설시장 글로벌 페스티벌'은 새롭게 단장한 아케이드 거리에서 알찬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얻고, ‘작지만 강한 시장’이라는 서문공설시장만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켰다.

가장 먼저 시장 상인,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한 28일 기념행사는 1954년 11월 10일 80여개의 판자 점포들로 출발한 서문공설시장의 지난 6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60년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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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서문공설시장 개장 60주념을 기념한 '글로벌페스티벌'이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기념행사에는 롯데면세점 김주남 본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서문공설시장에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향후 전통시장과 대기업의 상생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는 등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다.

28일 오후 6시부터 시장 아케이드 거리 중앙에 설치된 '서문문화쉼팡' 무대에서는 글로벌페스티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개막공연이 열렸다.

제주어가수 양정원 씨, 노리안마로 사물놀이, 제주다문화가정센터 난타 등 흥겨운 무대를 선보였다. 시장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용담 1~2동 민속보존회도 각각 길트기 공연과 민속 공연으로 힘을 보탰다.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제주를 방문한 외국관광객들에게 전통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글로벌페스티벌’의 취지에 맞게 축제 기간 내내 아케이드 거리에서 서문예술마켓, 외국인 공연 등이 열려 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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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부터 30일까지 서문예술마켓, 외국인 공연 등이 열리며 이른 오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운 제주서문공설시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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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페스티벌의 공연을 즐기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손수 만든 액세서리와 공예품에서부터 간단한 먹거리 등에 이르기까지 아기자기한 물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이틀 동안 50여개 넘게 마련됐다. 

60년 역사의 전통시장에 자유로운 예술마켓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아침부터 밤까지 온 종일 북새통을 이루던 서문공설시장의 옛 모습이 재현됐다.

서문문화쉼팡 무대에서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제주다문화가정센터 밴드, 실험포크음악밴드 팬시 맨, 우쿨렐레기타밴드 제릭-고, 살거스의 저글링 공연 등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냈다.

외국인과 서문시장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들도 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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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공설시장 내 작은 무대 '서문예술쉼팡'에서 열린 외국인 밴드의 공연. ⓒ제주의소리

▲ 서문공설시장 글로벌페스티벌에 마련된 매듭공예 체험행사. ⓒ제주의소리

29일 오후 5시 프랑스 출신 나빌(Nabil), 베트남 출신 배은하(Vuthing An), 필리핀 출신 자넷 보다희(Janeth bordahe), 중국 출신 김정림(Jin Zhenlin)씨와 서문시장 상인 샘이네 삼촌, 복순이 할망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 ‘서문 비정상회담’에서는 각국 참가자가 자기 나라의 전통시장 얘기를 시작으로 제주의 문화이야기 등을 유쾌하게 공유했다.


제주 신화에 푹 빠져 '제주신당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는 주세페 로시타노(Giuseppe Rositano)씨는 자신의 작품 시사회를 서문공설시장에서 가졌고, 시장 상인 김복순 할머니(76)가 강사로 나서 외국인들에게 제주어를 가르치는 자리도 마련됐다.

30일 오전 11시 열린 체험프로그램 ‘서문 김장 체험-Do You Know 김장?’을 통해서도 외국인들은 한국의 김장문화를 체험하고, 지역의 소외이웃에게도 소중한 김치를 전달했다.

이날 담근 200여 포기의 김장 김치는 사단법인 청년제주(이사장 강창수 전 도의원), 용담1동 복지위원협의회(위원장 현상돈)의 후원과 서문공설시장 부녀회(회장 홍진미)의 도움으로 제작됐다.

치열한 예선 속에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미국 팀이 경쟁한 글로벌요리경연대회는 수준 높은 요리 속에 러시아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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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11시 서문공설시장 아케이드 거리에서 ‘서문 김장체험’ 행사가 열렸다. ⓒ제주의소리

서문공설시장의 6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열린 글로벌페스티벌은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고, 정육형 식당가로 널리 알려진 서문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으로 시장사인과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귀종 상인회장은 “외국인과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라고 해서 많이들 오실까하고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제주와 서문공설시장을 찾아와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 상인회장은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시장 모습에 상인들도 이번 행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매월 정기적으로 이런 공간이 마련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서문시장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한 기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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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공설시장을 찾은 방문객들과 예술마켓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진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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