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폰으로 세계최고봉 도전하는 '설암산악회'
원정대 6명 '출정식'…'마이너리그' 80일간 도전

▲ 화이팅을 외치는 설암산악회 원정대
"그동안 힘들게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도 단일 산악회는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하는 한국설암산악회(회장 김대봉).

4년간의 힘든 훈련과 열악한 자본을 뒤로 하고 마침내 80일간의 히말라야산맥에서 우뚝 솟은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서기 위해 출정식을 가졌다.

17일 오후 7시 데일리뷔페에서 가진 출정식에는 원로산악인 안흥찬 선생을 비롯해 고충홍 도산악연맹 회장, 김영훈 제주시장을 비롯해 도내 산악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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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라에서 에베레스트로 가는 한국설암원정대'로 이름 지어진 원정대는 28일부터 6월15일까지 티벳고원에서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다.

이성철 단장(제주낙농축산협동조합장)을 필두로 이창백(36) 원정대장, 오형근(36) 등반대장, 고경만(34.장비), 박철홍(33.행정), 이영호(31.수송), 한종협(31.식량 및 의료) 등 6명의 제주 산사나이가 새로운 역사를 위해 원정에 몸을 던졌다.

   
출정식에서 김대봉 회장은 "지난 4년간 정말 열심히,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준비했지만 모자란 점, 아쉬원 점 또한 많다"며 "원정에 오르는 대원들에게 안전과 무사등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성철 단장은 "중간에 팀웍이 흔들리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단일 산악회로는 마련하기 힘든 경비와 훈련을 위해 안정된 직장을 마다하고 고난의 길을 선택한 대원들"이라며 "부족함이 많지만 젊음과 패기, 그리고 한라의 정기로 에베레스트를 향해 출정하는 대원들을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설암산악회가 에베레스트 원정을 하는 이유는 14년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산악회 창립 20주년인 1992년 히말라야 랑탕리룽(7234m)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다 부상당한 셀퍼를 데려오다 김진현 대원이 눈사태에 실종되는 사고를 당했다.

지금은 원정대장으로 참가하지만 당시 원정대의 막내였던 이창백 대장은 "김진현 선배와 함께 랑탕리퉁 등정에 성공하면 다음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도전하자고 약속했었다"며 "김 선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4년간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설암산악회는 '제주도 승격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도 이번 등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단일 산악회가 독자적으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기는 설암산악회가 처음이다. 14년전 랑탕리룽 원정도 설암이 처음이었다. 1975년 9월 제주산악인 중에서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故 고상돈 대원의 등정도 다른 지역 산악인과의 등정이었다.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회원 20명, 활동이 뜸한 회원까지 포함할 경우 40여명에 불과한 단일산악회가 독자적으로 단일 원정대를 꾸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경비도 자비로 마련해 가고 있다. 제주도산악연맹도 팀을 꾸려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서지만 제주도와 시군에서 1억2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설암은 스폰서도 받지 않고 산악 선후배의 십시일반과 원정대원 1인당 1200만원을 분담금으로 냈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오로지 맹훈련에 '아마추어 산악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이창백 원정대장
설암 원정대의 등반루트는 북릉~~북동릉~에베레스트로 올라간다. 25일 선발대가 네팔로 출국하고, 30일에는 모든 대원이 네팔에서 합류해 준비하다 4월2일~11일까지 카트만두-코다리-장무-니알람-딩그리까지 상행 카라반를 한다.

4월15일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18일부터 본격 등반에 나서 5월12일 1차 정상공격, 22일 2차 정상등정 공격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장은 "모든 팀이 정상등정이 목적이지만 우리는 노력과 훈련의 결과를 믿는다"며 "우리가 노력한 만큼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장은 "첫술에 배부르지 않듯이 에베레스트 등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원정에 이어 다음에는 故 김진현 선배가 묻혀 있는 랑탕리룽에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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