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조합장선거](10)하귀농협, 김창택 현 조합장 vs 김남호 영농조합 대표 ‘진검승부’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3월11일)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제주지역은 농협과 수협, 감협, 축협, 산림조합 등 31개 조합장선거가 치러진다. 지역농협은 제주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잇는 풀뿌리 경제조직이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조합장선거에 나오는 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조합원들은 잘 모른다. <제주의소리>는 조합원과 도민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조합장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해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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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검승부! 하귀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는 김남호 한라산 산양산삼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왼쪽)와 김창택 현 조합장. ⓒ제주의소리

지난 1976년 설립된 하귀농협은 내년이면 4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불혹’의 나이. 갈팡질팡하거나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나이로, 그만큼 안정됐다는 의미다.

전국 상호금융대상 평가에서 최우수상(I그룹 1위)을 받은 게 이를 입증한다.

본점 산하에 광령, 동부지점을 운영 중이며 경제사업장과 하나로마트, 장례식장도 꾸리고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는 하루 평균 매출액이 1억1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전국 2000여개의 하나로마트 가운데 ‘톱10’안에 드는 성적표다.

2012년에는 예수금 1500억원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출자금 100억원’을 달성하며 내실을 다졌다. 임직원은 조합장과 이사, 감사 등 153명이고, 조합원은 3000명이 조금 넘는다.

3월11일 치러지는 첫 동시조합장선거에는 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2009년부터 6년째 조합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창택(62) 현 조합장의 3선 도전에, 김남호(59) 한라산산영산삼 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대항마로 나섰다.

둘은 농협 직원 초임 때 2년 정도 같이 근무한 적도 있다. 지역주민과의 상생 및 조합원 복지 증진과 관련한 누구의 공약이 더 조합원들의 표심을 움직일 지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김남호 대표 “농기계수리센터 운영, 복지센터 전면 재검토” 농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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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호 영농조합법인 대표. ⓒ제주의소리
김남호 한라산산양산삼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제주상고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을 졸업한 후 제주대 고급관리자과정 및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농협 근무를 비롯해 다양한 경력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하귀농협 지역은 유입인구가 많고, 하나로마트도 운영이 잘돼 농민들의 자긍심이 높다”면서 “여기에 그 동안 쌓은 다양한 사회적 경륜을 쏟아 붓는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그는 이번 조합장선거에 신축 중인 복지센터 문제를 이슈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복지센터 1층은 본점 사무실, 2층은 임원 사무실, 3층은 대형식당, 4층은 결혼예식장 등이 들어선다.

그는 “뻔히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인데, 왜 진행하는지 모르겠다”며 당선되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는 △농기계 수리센터 운영 △유통혁신 △전 조합원 생산이력제 전산화 구축 △일손 돕기 위한 인력중개센터 운영 △농산물판매 보전기금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장례식장 운영개선, 상임감사 제도 도입, 조합원을 위한 실버타운 건설 등의 공약으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김 대표는 “내가 당선이 되면 조합원들의 고민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농협, 농기계 수리가 원활한 농협, 일손이 어려울 때 바로 달려가는 농협이 될 것”이라며 “정직하고 어려움을 아는 제가 자신 있고, 결단력 있게 농협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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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택 현 조합장 “고공 행진할 때 엔진 멈추면 추락” 3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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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택 현 조합장. ⓒ제주의소리
김창택 현 조합장은 2013년 1월 단독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후 개정된 농협법에 따라 2년여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말단 직원에서 출발해 하귀·고산·함덕농협 전무 등을 거쳐 조합장까지 오른 ‘농협 맨’이다. 농협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지난 6년간 조합장 재직 중에는 각종 평가에서 우수, 최우수를 휩쓸 정도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하귀농협에 성장엔진을 하나 더 얹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신뢰를 쌓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하귀농협을 지역을 대표하는 1등 금융기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임기 중에 노지감귤을 영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수출물량만 180톤이 넘는다. 김 조합장은 “수출 품목을 더욱 다양화하고, 수출물량도 확대해 조합원들의 소득을 증대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진행 중인 복지센터 완공 △수출 활성화 및 신규 소득원 발굴 △장례식장 경영안정화 △하나로마트의 효율성 강화 △영농교육 및 복지사업 확대 등의 공약을 내걸고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김 조합장은 “하귀농협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또 복지센터 건립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공행진 중에 엔진을 끄면 추락하고 만다. 조직을 이끈 경험이 있는 사람이 조합장이 돼야 더 비상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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