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3월11일)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제주지역은 농협과 수협, 감협, 축협, 산림조합 등 31개 조합장선거가 치러진다. 지역농협은 제주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잇는 풀뿌리 경제조직이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조합장선거에 나오는 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조합원들은 잘 모른다. <제주의소리>는 조합원과 도민들의 판단을 돕고,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해 조합장 후보들의 면면과 주요 공약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동시조합장선거] (12) 대정농협...강충희vs강호남vs이창철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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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동시조합장선거 대정농협에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들. 왼쪽부터 강충희(59) 전 대정읍장, 강호남(67)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 이창철(60) 전 대정농협 상임이사. ⓒ 제주의소리
1972년 설립된 대정농협은 중앙, 무릉, 보성 등 3개 지점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전분가공공장, 마늘가공공장, 주유소 2곳, 농기계센터 3곳을 운영중이다. 조합원수는 4130명.

2013년까지 11년 연속 클린뱅크, 13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을 받은 건실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작년 ‘마늘대란’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2013년산 마늘이 전국적으로 과잉생산되면서 가격이 폭락한 것. 마늘 주산지였던 대정에는 직격탄이었다. 정부와 제주도의 시장격리 지원과 건조마늘 재가공 등으로 겨우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대정농협 조합장에 출마하려는 세 후보가 공통적으로 ‘마늘 유통’과 관련된 공약을 내세운 것도 이와 밀접하다.

3선의 강정준 현 조합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강충희(59) 전 대정읍장, 강호남(67)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 이창철(60) 전 대정농협 상임이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치열한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 모두 마늘 안정 판매와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 강충희 전 대정읍장 “농작물 유통 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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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충희 전 대정읍장.
강충희(59) 전 대정읍장은 제주도 정보전략담당, 문화예술진흥원 행정지원과장 등을 역임하며 33년간 공직에 몸담다 작년 9월 명예퇴직해 대정 무릉에 머물고 있다.

강 전 읍장은 “행정의 노하우를 농협에 매칭시켜서 지역에 봉사하려 한다”며 “3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을 새롭게 탈바꿈하려고 도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강 전 읍장의 대표 공약은 유통 구조 개선. 마늘이 대정의 주요 작물인 만큼 마늘 판매유통 구조개선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무,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의 채소 유통에 대해서도 “유통이 각 지점마다 진행되기 때문에 유통과 판매에 불만들이 많다”며 “이러한 유통 부문의 구조개선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새롭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대형화도 내걸었다. 강 전 읍장은 “현재 대정농협 하나로마트가 구멍가게 식으로 나눠져 있다”며 “이것을 하귀나 제주시 하나로마트처럼 대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에서 농자재를 맘껏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조합원들이 하나로마트 이용에 불편이 많은 만큼 마트를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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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남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 “마늘을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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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남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
강호남(67)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은 1991년 남제주군의회에 입성한 뒤, 1995년 제5대 광역의원에 당선되며 도의회에 들어섰다. 당시 농수산위원회를 신설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 대정농협에 근무하다 농자재 판매업과 시설복합영농을 한 경력도 있다.

강 전 의장은 “15년간의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지역농산물 특화상품 생산으로 6차 산업을 접목시켜 조합원들의 소득증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엄청난 재정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후보, 제주도와 중앙 절충 능력을 가진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말한다.

강 전 의장은 마늘 유통에 대해 소비처를 바꾸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전 의장은 “관광객을 상대로 해 마늘을 제주 토종의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전환 생산한다면 소비량이 증가해, 마늘의 생산과 공급조절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최하위로 밀려있는 것은 의식의 변화와 발상의 전환 부족”이라고 덧붙였다.

깐마늘 공장, 전분가공공장 경영의 극대화를 위한 연구용역 진행, 대정감귤류 고품격 상품 생산을 위한 ‘발전연구단’ 구성도 강 전 의장의 또 다른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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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철 전 대정농협 상임이사 “경제사업으로 손실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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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철 전 대정농협 상임이사.
대정고 총동문회장과 4-H 본부 대정분회장을 거친 이창철(60) 전 대정농협 상임이사는 “대정농협 창립 이래 최대의 난관을 부딪친 만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현재 문제를 파악하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전문경영인(CEO)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 전 상임이사는 작년 마늘 매취사업으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을 언급하며 “우선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임직원과 조합원이 일심동체로, 출자금 증대운동과 출자금 모집 운동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합원들로부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품목별 전담책임자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도 있다. 이를 통해 판매사업을 최우선화해 농가수취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마늘 매취사업 등에 체계적인 위기관리 강화와 자조금 적립으로 손실을 자체 경제사업에서 만회하겠다는 것.

이밖에도 교육지원사업비 예산을 매년 10% 이상 반영해 중장기적인 영농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영농자재보급 활성화를 위한 대형 유통자재센터 신축, 영어교육도시 내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 진출, 원로조합원 무료건강검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여성대학 운영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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