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오전 10시 신제주 신시가지 근린공원서 열려

돈이 필요 없는 잔치가 열린다?

어느새 사람 머리 위에 앉은 '돈'을 거부하고 지역 주민간 노동과 물품을 나누고, 제공 받는 '다자간 품앗이' 축제.

아파트 담벼락처럼 이웃 간 높은 벽을 허물고 상호 신뢰는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 연대의식을 쌓는 축제.

오는 12일 일요일, 급속한 개발과 성장으로 공동체가 나날이 허물어지는 요즘 신제주 신시가지 근린공원에서 열리는 '거저한마당'을 소개하는 거다.

'나누면서 함께하는 우리동네 거저한마당'은 모든 물건의 주인은 그 물건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는 취지로,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나눔과 교류'를 실천하며 공동체 소속감을 느껴보는 축제다.

능력에 따라서 가져가는 세상에 익숙하진 사람들이 발칙한 반란인가.
'능력에 따라서 내놓고 필요에 따라 가져가는 것'. 나눔의 축제 거저한마당에서는 소유로 발생하는 차별을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로 바꿔 놓는다.

서민들에게는 경제악화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한 때지만 '거저한마당'에서는 그런 사정은 별 관계가 없을 것이다.

내 놓고 싶은 만큼 내 놓고, 가져가고 싶은 것을 가져가면 되니까.

그렇다고 '공짜'만 바라면 않된다.

'공짜'만을 바라는 얌체족이나 술, 담배, 청량음료나 인스턴트 음식을 차려 놓고 장사하면 지역 청년으로 구성된 치안유지대(?)가 곧 저지 할테니.

이번 거저한마당은 10월 12일 일요일. 아침 10시에서부터 늦은 3시까지 신제주 신시가지 근린공원에서 한 판 벌어지는 신명의 장터는 신시가지아파트회장단협의회 등 지역 주민들과 제주여민회,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준비한다.

이날 행사 당일 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사람들이 옷이며, 책, 가구, 가전용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가지고 오고 장터에 풀어놓는다. 필요한 물건은 '그냥' 가져가면 된다. 돈은 필요 없다.

또 장터에서 빠지면 안될 것. 먹거리도 당연히 준비된다. 바로 장터 한켠에 전통차며, 빙떡, 김밥 등을 만들고 또 먹어보는 먹거리판에서 배도 불리고 목도 축이면서 장을 즐길 수 있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생리주기팔찌만들기, 풀잎으로 곤충 만들기 등 (사)제주여민회와 환경운동연합, 지역 자생 단체, 노형초등학교 학생들 등 많은 단체가 나와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놀이도 마련되어 있다.

서로 필요한 것만 갖고 욕심부리지 않아도 되니 싸울일도 없을 법 한데...

그러나 나눔에 축제에 참가 제한이 있다.

바로 마음가짐이다. 한 행사 관계자는 "나눌 줄아는 마음은 꼭 챙기고 오라고" 당부.

거저한마당 기획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제주여민회 윤홍경숙 사무국장은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물질보다 인간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채진영 패기물 팀장은 "쓰레기 발생은 제로! 발생된 쓰레기는 반드시 본인이 되가져 가야"된다며 "일회용품 NO"라고 강조.

거저한마당의 거저의 의미를 현대아파트 진혜선 부녀회장은 "'거저'는 사랑이다"고 요약했다.

제주도 아파트 문화 연구소 김중호 소장은 거저한마당을 설명하며 "질서와 환경을 지키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를 기획했다. 질서를 지켜야 만이 이뤄지는 축제며 일회용품을 사용해서는 않되는 환경의 축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중호 소장은 또 "이런 축제가 전역에 퍼져 물들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자! 거저한마당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면 지금 방안에 모셔둔(?) 물건과 먹거리를 담을 그릇과 수저도구(물론 일회용품은 NO)를 챙기고 이번주 일요일을 기다리면 준비 끝.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