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입춘굿 찾은 도민들 “소중한 제주문화로 이어져야” 바람 남겨

희망찬 2015년 을미년을 기원하는 탐라국입춘굿이 2월 5일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된다. 입춘이라는 의미가 무색하듯 매년 강추위 속에 굿이 열리지만 어김없이 많은 도민들이 찾아와 가족과 이웃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4일 탐라국입춘굿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목관아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난 시민들은 입춘굿이 제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소중한 행사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젊은 세대에도 전승되기를 한목소리로 바라고 있었다.

일도2동에 사는 박현희 씨는 찬바람을 꽁꽁 막는 복장으로 어린 자녀와 함께 입춘굿을 관람하러 왔다.

평소 국내 민속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그녀는 다른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제주의 입춘굿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꼭 챙겨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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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와 함께 탐라국입춘굿을 보러 온 박현희 씨. ⓒ제주의소리
박 씨는 “무당들이 진행하는 진짜 굿을 탐라국입춘굿에서는 볼 수 있어서 더 특별한 것 같다”며 특히 "5년 전만 해도 판굿 같은 프로그램은 크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씨는 “강릉단오제는 명절행사를 넘어 관광객들이 찾아서 오는 커다란 축제로 바뀌었다. 하나의 큰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느낌”이라며 “탐라국입춘굿도 다양한 연령층에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 밖에 없다. 주변 아이 엄마들도 갈 곳이 없어서 바람 쐬러 입춘굿을 찾는다고 한다. 제주문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러 찾아와야 하는데......, 정말 슬픈 이야기 아니냐”고 되물으며 “탐라국입춘굿이 자칫 나이드신 세대에서 끊기는 문화로 남아버리면 안된다. 대를 이어서 계승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노형동에서 온 고경자, 김연호 어르신은 주름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만큼 탐라국입춘굿을 매년 챙기면서 매년 가족의 안녕을 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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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왼쪽), 고경자 어르신. ⓒ제주의소리
고경자 씨는 “2월이면 언제나 입춘굿을 기다리며 목관아로 나온다. 입춘굿을 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가족들도 올 한해 무사히 지내달라고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연호 씨는 “탐라국입춘굿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예전에는 제주사람들은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제주의 문화와 정신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소중한 것”이라고 애정을 담아 말했다.

특히 김 씨는 “어린 제주아이들도 자라면서 입춘굿을 보고 대대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비누방울 만들기 체험에 여념이 없던 제주동여자중학교 3학년 우선희, 강아영 학생은 더 쉽게 탐라국입춘굿을 알 수 있고 접하게 되면 좋겠다고 소망을 남겼다.

두 사람은 다니던 공부방에서 입춘굿에 체험부스를 운영하게 되면서 우연히 입춘굿과 인연을 맺게 됐다. 2월 초 큰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 양은 “체험 활동을 좋아하는데 판화, 전통탈 같이 전통체험 프로그램이 많아서 재미있다”며 “재미있는 놀이도 많고, 굿이나 행사 내용을 더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강 양은 “다니던 공부방이 아니었으면 입춘굿을 모르고 오지 않았을 것 같다. 사람들이 입춘굿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게 현수막도 많이 걸고 요즘 많이 하는 페이스북도 이용해서 홍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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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희(왼쪽), 강아영 학생.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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