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범 의원 “고사원인 조사 없이 주먹구구 방제…재선충병 토착화 우려” 궤도수정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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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가 정확한 고사 원인에 대한 조사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제주의소리> 특별기고를 통해 경종을 울린 이종우(작은 사진) 박사. ⓒ제주의소리

제주도의 재선충병 소나무 방제사업이 소나무 고사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제주지역에 소나무재선충병이 토착화되면서 완전 방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방제사업의 대폭적인 궤도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현우범 의원(남원읍,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 제주도 환경보전국 소관 2015년도 주요업무 보고에서 재선충 방제사업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현우범 의원은 먼저 재선충병 방제의 문제점부터 짚었다. 소나무 고사 원인에 관한 정확한 조사도 없이 방제사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혹시 이종우 박사의 논문을 읽어본 적이 있느냐”면서 “이 박사가 샘플링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나무 고사목의 40%는 바구미류의 천공성 곤충에 의해, 20%는 가뭄 등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나머지 40%정도만 재선충병에 의해 고사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제주도는 지금 고사목 전부를 재선충병에 의한 것으로 보고 싹쓸이 베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창조 산림휴양정책과장은 “원인규명이 1차적으로 되어야 그에 맞는 맞춤형 방제가 되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구분 없이) 전부 베어내고 있다”며  “앞으로 원인규명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육안으로 봐서 고사됐다고 판단되면 전량 제거하는 식의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고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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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현우범, 신관홍, 김명만 의원(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이미 제주에서는 토착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 의원은 역시 이종우 박사의 논문을 근거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는 솔수염하늘소가 토착종인 지역으로, 재선충병이 이미 토착화 단계에 진입해 완전방제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방제사업의 근본적인 궤도수정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현 의원은 “예방주사의 경우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반드시 보존해야 할 곳에는 예방주사 방제를 집중적이면서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재선충병 항공방제에 따른 생태계 파괴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 의원은 “한라산국립공원에도 항공방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며 “유익한 곤충까지 없애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에 항공방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일부에서 그런 주장을 하지만 솔수염하늘소만 겨냥한 살충제를 살포하는 것이어서 일부 피해는 있지만 금방 회복된다고 한다”고 맞받았다.

신관홍 의원(이도1·일도1·건입동, 새누리당)은 “육안으로 보이는 고사목만 제거하다 보니까, 일부만 고사한 나무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다시 성충이 부화돼 재선충병을 확산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명만 위원장(이도2동을, 새정치민주연합)도 “재선충 확산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고사목이 발생한 산 하나를 전부 잘랐다고 들었다. 그렇게 과감하게 정책을 펼치는 나라도 있다”며 “제주도의 특성에 맞는 방제대책을 개발해야 함에도 지금까지도 산림청만 바라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창조 과장은 “처음에는 감염 우려목까지 자르니까 ‘왜 생나무까지 자르느냐’며 다툼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한정된 예산으로 하려다 보니까 완전 고사목만 제거하고 있지만, 예산이 더 확보되면 감염우려목까지 전부 다 제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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