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삶을 사는 당신에게, 주역이 던지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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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바다] (2) 이상수 공보관 “모든 것은 바뀐다...결국은 본인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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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고대 중국에서 탄생한 철학 경전 주역(周易)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말해주는 메시지는 ‘인생은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APOCC, 원장 주강현)과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의 바다’가 24일 오후 6시30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산귤재에서 두 번째 강연을 개최했다.

강사는 최근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를 펴낸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공보관이다. 이 공보관은 18년 동안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제자백가의 논리철학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박사다. 

이날 강연 주제는 ‘주역이란 무엇인가’.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유교 3대 경전으로 꼽히는 주역을 완벽히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이 공보관은 기본적인 개념을 최대한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술술 풀어나갔다. 

그는 시작에 앞서 “비록 2시간 남짓한 짧은 강연이지만,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쉽게 주역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가장 큰 걸림돌만 깨뜨리는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주역의 시작은 기원전 1046년 중국 고대국가 주(周)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왕실에서는 국가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 위해 거북이 배로 점을 치는 갑골점을 실시했는데, 갑골점을 대신해 새로 등장한게 주역 점이다. 

주역은 64개의 괘(卦)라는 각각의 해석을 기반으로 한다. 64괘는 마치 태양과 달, 동전의 앞뒷면 같은 음양(陰陽)을 기본요소로 하고 있다. 여기서 음양이 소음(少陰, 젊은 그늘), 노음(老陰, 늙은 그늘), 소양(少陽, 젊은 볕), 노양(老陽, 늙은 볕)으로 발전한다.

여기서 소는 젊다, 노는 늙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가지를 사상(四象)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단계가 순환하는 구조를 지닌다.

젊은 그늘은 늙은 그늘이 되고, 더 시간이 흐르면 그늘이 볕으로 바뀌어 젊은 볕이 된다. 젊은 볕도 마찬가지로 늙게 되고, 시간이 지나 젊은 그늘로 돌아간다. 순환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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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보관은 이러한 음양과 사상이란 주역의 기본요소는 각각 상반상성(相反相成),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어둠과 빛처럼 다르지만 서로를 보완해주는 음양은 ‘서로 반대되는 것은 서로를 이뤄준다’는 상반상성으로 풀이된다.

달이 차면 기울 듯이 끊임없이 변하는 사상은 ‘어떤 사물도 극한에 이르면 그 반대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물극필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성격은 주역을 설명하는 바탕이자 핵심이다. 

그러면서 이 공보관은 주역에서 마냥 좋거나, 나쁜 해석은 없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에 가면 늘 역전되는 고유한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박괘’(剝卦)는 ‘소인들이 침상 뿐만 아니라 살갗도 깎아낼 만큼 흉하게 된다’는 기본적인 해석 속에 ‘큰 열매는 먹히지 않고 있으니 소인들은 무너지고 군자는 나아진다’는 반전을 담고 있다.

이와 반대로 긍정적인 의미로 풀이되는 복괘(復卦)는 ‘모든 것이 돌아오는 상황 속에 크게 길한다’는 기본적인 해석이 있지만 ‘어지럽게 돌아오는 순간 재앙이 오고 다시 흉해진다’는 부정적인 뜻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 공보관은 “좋은 상황이면 끝에 늘 반전이 있다. 불길한 상황에서는 마지막에 희망을 던져주고 좋은 상황에서는 반대”라고 밝혔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지의 실천을 강조한 것도 주역에서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다. 이 공보관은 조선왕조실록의 정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비괘(否卦)를 예로 들었다.

'꽉 막혀 있다'는 의미인 비괘는 '불통이 이어진다면 높게 쌓은 성도 결국 무너진다'는 변화의 뜻도 가지고 있다. 

이 공보관은 "실록에 보면 비괘 강의를 읽던 정조가 신하에게 의미를 물어보는 대목이 있다. 신하는 정조에게 '아무리 비괘라도 사람이 직접 벽을 밀지 않으면 성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하늘의 뜻도 결국 사람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이뤄진다고 해석했다.

이 공보관은 “결국 주역의 기본원리는 덕과 길흉의 전환이다. 잘 나갈 때 더 조심하고 어려울 때는 각고분투 해야 한다는 것이 주역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얼마나 덕을 쌓는지 노력의 여부를 주역은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 공보관은 약 3000년 전에 만들어진 주역의 세계관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는 동시에 새로운 통찰력을 가져다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많은 문화, 문명이 있지만 대부분 자기 중심적이고 강하고 속도가 빠르고 높은 것을 숭배하지 이면에 있는 그늘은 숭배하지는 않는다"며 "인류의 문화를 관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세계관이 바로 주역"이라고 밝혔다.

이 공보관은 “근래에는 모두 내가 옳고 정답이라는 이기주의·자기 중심주의 속에 나머지는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주역의 상반상선 문화, 물극필반 문화만 회복해도 충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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