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조합장선거](31) 서귀포수협, 김미자-양상훈-홍석희 ‘3파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3월11일)가 나흘 앞으로 다가섰다. 제주지역은 농협과 수협, 감협, 축협, 산림조합 등 31개 조합장선거가 치러진다. 지역농협은 제주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잇는 풀뿌리 경제조직이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조합장선거에 나서는 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잘 모른다. <제주의소리>는 조합원과 도민들의 판단을 돕고,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해 조합장 후보들의 면면과 주요 공약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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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조합장 불출마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서귀포수협조합장 자리를 놓고 수협 출신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미자(50·여) 전 서귀포수협 상무, 양상훈(70) 전 수협 감사, 홍석희(53) 전 서귀포수협 이사. ⓒ제주의소리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나흘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서귀포수협 조합장 선거는 막판 불꽃 튀는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직 최정호 조합장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조합장 자리를 놓고 수협 출신들 간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볼만하다. 김미자(50·여) 전 서귀포수협 상무, 양상훈(70) 전 수협 감사, 홍석희(53) 전 서귀포수협 이사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제주지역 후보들 중 유일한 여성후보가 홍일점으로 출마한 곳이어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서귀포수협은 조합원 2060여 명, 근해·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어선세력 424척, 총자산 2500여억 원 규모다. 서귀포시 하예리부터 하효동에 이르는 10개 동(洞)지역과 남원읍 하례리에서 신흥리에 이르는 9개 리(理)지역에서 총 17개 마을어업권을 아우르고 있다. 

서귀포수협 태동의 역사는 지난 192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 해 8월 서귀포해녀조합 설립이 씨앗이 됐다. 이후 1932년 제주도어업조합 서귀포출장소로 개편, 1948년 2월 서귀포어업조합 설립, 1962년 4월 서귀포어업협동조합으로 개편 발족하기에 이른다. 

지금의 서귀포수산업협동조합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1977년 4월1일이다. 

서귀포수협은 지난해 위판고가 971억을 기록, 전국 12위에 오르는 규모로 성장했다. 

 김미자, “유일한 여성후보, 31년 현장경험은 누구보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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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50·여) 전 서귀포수협 상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김미자(50) 후보는 “지난 31년간 수협에서 경제·유통·상호·경제사업 등 모든 분야의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며 “조합원들에겐 풍요로움, 고객에겐 신뢰감, 임직원들에게는 자긍심을 주는 깨끗하고 투명한 서귀포수협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변화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과 전문경영, 수협과 조합원이 함께 호흡하는 공감 조합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최우선 해결해야 할 조합 현안으로는 ▷비좁고 노후한 위판장 이전 ▷유류탱크 증설(대형어선 증가로 탱크 부족) ▷냉동시설 확대 등 세가지를 꼽았다. 

조합원들에게 제시할 대표공약 다섯가지로는 ▷투명경영, 신뢰받는 조합운영 ▷여성어업인 소득향상 및 복지증진(탈의장 현대화, 할망바당 조성) ▷경제유통사업 활성화로 가격지지 ▷외국인력 지원확대(상담센터 운영, 지도과 통역관 배치) ▷조합원과 함께 하는 상호금융, 공제사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3명의 각 후보들이 내놓은 ‘핵심공약’과 유일한 여성후보로서 자신이 남성후보들과 펼칠 ‘성 대결’이 이번 서귀포수협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김 후보는 “조합원들의 선택을 믿는다. 고향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선후배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 늘 따뜻한 마음으로 서귀포수협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지난 30여년의 갈고 닦은 운영의 지혜를 쏟아 부어 최고의 복지수협으로 만들어 가겠다”면서 표심에 호소했다. 

 양상훈, “세 번째 출마, 복지조합 만들도록 꼭 기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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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70) 전 수협 감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양상훈(70)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70대의 관록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출마의 변에서 그는 “어업에 종사하는 나이드신 조합원, 특히 해녀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주고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우선 해결과제에서도 “해마다 결산을 하고 이듬해로 넘겨지는 잉여금을 나이드신 70세 이상의 조합원들에게 생활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을 가장 급선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상하고 있는 최우선 다섯 가지 공약으로는 ▷전년도 잉여금 70세 이상 조합원 생활보조금 지원 ▷영어자금이자 3%를 1.5%로 ‘반값 이자’ 탕감 ▷해녀들에게 소라대금 입찰단가로 정산 ▷위미2리 지역에 수산물 위판장 개설 ▷서부지역(서귀포수협 중심) 수산물 위판장 개설 등을 꼽았다. 

양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장점으로 “저는 보릿고개 시절, 서귀포수협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생활이 어려운 조합원들의 어려운 마음을 잘 알 수 있다”며 고령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복지향상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후보임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조합원들에게 “만일 제가 이번 도전에 성공하면 조합 내부의 모든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조합으로 만들 것”이라며 “행복한 조합원,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저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석희, “2대에 걸친 뼛속까지 어업인, 최고 수협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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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희(53) 전 서귀포수협 이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홍석희(53) 후보는 서귀포수협 대의원 4차례(8년), 비상임 이사 5차례(18년)를 지냈고, 현직 제주특별자치도 어선주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스스로를 2대에 걸친 ‘뼛속까지’ 어업인(수산인)으로 자부한다. 

홍 후보는 출마 배경으로, “수협 대의원과 비상임이사 등 지난 30여년 수협에서의 직간접 경험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어업인들의 실질적 소득향상과 주변의 조언을 바탕으로 한 수협운영 철학을 만들어 서귀포수협을 우리나라 최고의 수협으로 만들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는 변을 밝혔다. 

그동안 한일어업협정과 한중어업협정 등을 관심 있게 살펴왔고, FTA민간협상단으로 다양한 과정을 경험했다고 자임한다. 

홍 후보는 최우선 해결해야 할 조합현안으로 ▷조합장 선거후 경쟁후보들 간 갈등 봉합, 승자와 패자가 함께 수협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방안 추진 ▷어업인 생산상품 고부가가치화 실현 ▷구인난 해소방안으로서 어선장비 자동화 시설 지원 및 개발, 인조 미끼 개발 통한 출어경비 절감 등을 꼽았다. 

최우선 공약 다섯가지는 ▷협소하고 낡은 수협위판장을 쾌적하고 위생적인 공간으로 신설 ▷갈치.옥돔.활소라 등 수산물의 유통거래선 다변화 ▷활소라 가공상품화와 생산량 확대조정 및 최저가격보장제 추진 ▷홍해삼 종묘 방류 확대를 통한 홍해삼 특성 수협 육성 ▷투명한 인사관리 등을 제시했다. 

이번 조합장선거가 연설회나 토론회 등 정책선거를 제한하고 있는 점 때문에 단순히 후보자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는 아쉬움도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조합원들에게 “평생을 바다에서 자라났고 2대에 걸친 어업인 가족으로서 조합원들의 희로애락을 가슴에 담고 있다.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할 수 있도록 저를 믿고 귀중한 한 표를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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