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유-무효' 오락가락....제주 고산농협 1표차 당락 뒤바뀌어
선관위 '유-무효' 오락가락....제주 고산농협 1표차 당락 뒤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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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11일 동시조합장선거에서 1표차가 난 고산농협 투표용지에 대해 밤 9시25분부터 재검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성탁, 홍우준 후보간 당락을 결정지은 문제의 투표용지.ⓒ제주의소리
도선관위, 이성탁 후보 이의신청 '수용'...홍우준 후보 당선 취소 '황당'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진 제주에서 당선자가 뒤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창보 제주지방법원장)는 17일 오후 5시30분 제3차 위원회의를 열어 낙선한 이성탁 후보가 제기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위원장 등 8명이 참석한 위원회의에서 소속 위원들은 난상토론 끝에 당초 무효표로 처리된 이성탁 후보의 1표를 ‘유효’로 인정하며 제주시선관위의 결정을 엿새만에 뒤집었다.

그 결과 이성탁, 홍우준 후보의 득표는 287표 대 287표에서 288표 대 287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당선이 확정된 홍우준 후보는 당선이 취소되고 이성탁 후보가 당선자가 된다.

문제의 한표는 한 유권자가 기호 1번 이성탁 후보와 기호 2번 홍우준 후보의 기호 사이에 기표하면서 불거졌다.

개표소 현장에서 최초 검표시 개표 요원들은 이 용지를 ‘유효’로 판단했다. 첫 개표 결과 이성탁 후보는 288표, 홍우준 후보는 287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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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산농협 조합장선거에서 동점으로 낙선한 이성탁 전 고산농협 감사가 12일 오전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투표의 효력에 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제주의소리

1표차 결과가 나오자 당시 개표업무를 담당한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석동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자체적으로 재검표 결정을 내렸다.

결국 개표요원들은 당일 밤 9시25분부터 재검표 작업에 돌입했고 시선관위는 이성탁 후보의 표 중 2개 투표용지를 다시 ‘무효’로 판단했다.

그 결과 이성탁 286표, 홍우준 287표로 단숨에 순위가 뒤바뀌었다. 시선관위는 기호 1, 2번 사이에 찍은 2표를 모두 무효표로 결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현장에 있던 이성탁 후보 참관인들이 이에 반발해 재검표를 다시 요구했고 시선관위는 개표 현장에서 다시 회의를 열어 무효로 판단한 2표 중 1표를 다시 ‘유효’로 인정했다.

이성탁 후보는 2표 중 1표를 되찾아 287대 287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결과는 낙선이었다. ‘득표수가 같을 때는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는 농협 정관 제86조 1항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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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무효투표 예시'. 오른쪽은 무효지만 왼쪽은 기호 6번 홍길정씨의 유효표로 인정된다.
이튿날 시선관위는 홍우준 후보에게 당선증을 수여했지만 이성탁 후보는 12일 제주시선관위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투표의 효력에 관한 이의제기서’를 제주도선관위에 제출했다.

도선관위는 각종 판례를 들어 문제의 한표를 ‘유효’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179조에는 ‘육안으로 보아도 어느 후보자에게 기표한 것인지 명확한 것을 유효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도선관위가 이성탁 후보의 이의제기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시선관위는 18일 두 후보자간 득표수를 재집계한 후 고산농협 정관에 따라 당선증을 다시 교부하기로 했다.

홍우준 후보가 이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 또는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에 나서야 한다. 두 후보간 다툼이 장기화 될 경우 고산농협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관위도 개표 결과를 수차례 번복한데 이어 하급기관 결과를 상급기관이 다시 뒤집으면서 신뢰성 논란을 피할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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