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정견 발표…방송시간 심야에 잡혀 유권자 접근도 어려워

선거법 개정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제주지역 첫 합동 방송연설회가 6일 밤 11시35분부터 40여분간 진행됐다.

제주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제주시·북군 갑 선거구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연설회에서 한나라당 현경대 후보와 열린우리당 강창일 후보, 자민련 김창업 후보, 민주노동당 김효상 후보는 10분씩 정견과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상호 토론이 아닌, 제한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자신의 정견을 발표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책 비교와 자질 검증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방송시간이 심야로 잡혀 유권자들의 접근을 막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경대 "로또복권으로 860억 벌게했다…영상·해양레저·스포츠산업 육성"

현경대 후보는 먼저 농안법에 근거해 유통조절명령제를 입법화함으로써 감귤가격을 안정시켰으며 로또복권 발행에 제주도를 참여케해 한해 860억원을 제주도에 안겨줬다고 공적을 내세웠다.

현 후보는 이어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문제삼은 뒤 "80, 90이 넘어도 경제활동을 하는 제주도에는 노인이 없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의 육아부담을 최소화할수 있도록 탁아 및 영유아 보호시설을 늘리고 영상산업과 해양레저·스포츠산업을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강창일 "부패정치 이번에 근절시켜야…정의감·전문식견·중앙인맥 등 강점"

강창일 후보는 정치권에 대한 성토로 시작했다.

강 후보는 "툭하면 싸움질이나 하고 차떼기로 검은 돈을 긁어모으는 썩은 정치권,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국정을 마비시키는 폭거를 자행하는 낡은 정치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냉전수구와 지역주의, 정경유착에 기반한 부패정치를 이번에 근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4·3문제 해결에 자신이 적극 참여한 점과, 정의감, 추진력, 학자적 식견, 중앙 인맥 등을 자신의 경쟁력이라고 내세운 뒤 특별자치도 실현과 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추진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업 "자민련은 제주도에 고마운 당…국민소환제·국고환수제 도입해야"

김창업 후보는 "자민련은 과거 제주도에 많은 애정을 갖고 일해온 정당이자, 1차산업의 맥인 감귤나무를 심어 제주를 성장시킨 고마운 정당"이라고 전신인 공화당의 업적을 추켜세운뒤 "60~70대 노인들을 고려장 시키고, 한나라당은 차떼기와 탄핵을 주도해 정치혼란을 야기했다"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나무랐다.

김 후보는 국민소환제·국고환수제 도입을 통해 비리 부패 국회의원을 심판하고 불법정치자금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친북, 반미세력을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감귤대체 소득산업 개발과 물관리청 신설, 전통문화 마을 등을 공약했다.

김효상 "부유세 신설로 교육·의료 국가가 해결해야…진보정치 깃발 되찾겠다"

김효상 후보는 "교육비, 병원비 등은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걷어 10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고용안정, 무분별한 농산물 개방을 막기위한 식량자급 목표치 법제화, 직접지불제 확대, 재해보상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그는 소속당 비례대표 후보인 현애자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또 보수정치를 퇴장시키고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빼앗긴 진보정당의 깃발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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