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 세미나...“주민들의 절실함에서 시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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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린 ‘제주 마을발전사업 중간지원조직 설계 방안 모색을 위한 연속 기획 세미나’ 에서 발표하고 있는 김종호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사업국장. ⓒ 제주의소리

최근 들어 전국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마을만들기’에 대해 지원금이 아닌 사람이 먼저라는 충고가 나왔다. 돈을 덥썩 받고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먼저 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 일도2동 갑)는 27일 오후 3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마을발전사업 중간지원조직 설계 방안 모색을 위한 연속 기획 세미나’ 1탄 ‘다른 지역의 중간지원조직은 어떻게 운영될까?’를 개최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다양한 마을발전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컨트롤타워’ 부재로, 그 역할을 할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울과 부산의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의 실무 책임자들이 직접 강단에 섰다.

김종호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사업국장은 중간지원조직의 몇 가지 분명한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행정은 지원자에 그쳐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장기적인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김 국장은 “민간위탁이든, 직영이든, 출연재단이든 어떤 형태든 행정은 지원자 입장을 견지했으면 좋겠다”며 “갑질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00억원을 줬으니 바로 100억원의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장기적인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국장은 마을만들기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성미산 마을(마포구)의 예를 들며 “성미산이 여기 오기까지 20년이 걸렸다”며 “그런데 행정에서는 2~3년 동안 성과를 빨리 내라고 요청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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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린 ‘제주 마을발전사업 중간지원조직 설계 방안 모색을 위한 연속 기획 세미나’. ⓒ 제주의소리

더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했다.

마을만들기 리더와 활동가 육성이 중요하고, 마을공동체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중간지원조직은 물론 마을만들기 자체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김 국장은 “‘당장 사업을 발굴한다’ 이런 것보다 사람을 많이 키웠으면 한다”며 “활동가들을 다섯 명만 만들어도 그 마을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가들이 많아지니 서로 동네 의제를 많이 얘기하게 되고, 자연스레 일정부분 자부담으로 마련한 뒤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할 때 공모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며 “지원금 때문에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 지원이 끊기는 순간 끝나는 사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금이 아니라 마을에 필요한 게 뭔지 찾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동호 부산광역시 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은 중간지원조직에 대해 △독립적 운영의 위상 부여 △행정과의 유기적 관계 정립 △교육과 홍보(토론회, 세미나, 네트워크)에 사업비 집중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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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린 ‘제주 마을발전사업 중간지원조직 설계 방안 모색을 위한 연속 기획 세미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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