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바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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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레코드>(47) 잠들지 않는 남도 / 3호선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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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호선 버터플라이/산 들 바다의 노래 (2014)

마타요시 에이키의 오키나와 문학이 갖는 의의는 그의 소설 ‘조지가 사살한 멧돼지’에 잘 나타난다. 피해자-가해자의 도식화가 아니라 조지라는 미군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영화 ‘지슬’의 인물 중에서 신병 ‘정길’은 학살자 김 상사를 죽인다. 1948년 8월 인민유격대장 김달삼이 해주에서 열린 인민대표자대회에 참가한 것은 토벌대가 비극의 소용돌이로 가속도를 붙이는 빌미가 되었다. 무장대를 잡겠다고 산에 숨어 있는 사람들과 중산간 마을에 있던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북으로 간, 혹은 북에 머문 문인들도 있다. 이태준, 백석, 이용악, 정지용, 임화, 홍명희 등. 충북 괴산에 있는, 벽초의 생가에 가 본 적이 있다. 임꺽정이 방문을 열고 나올 것 같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박정대 시인은 시 ‘홍명희 생가’를 통해 ‘마음까지 월북’한 것 같은 홍명희 생가에서 ‘볕 잘 들던 / 그대 문장 생각’을 했다. 김달삼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고 증오하는 사람도 있다. 문인은 문장을 남기고 혁명가는 사상을 남기는가. 우리의 행동이나 글이 훗날 다 무엇으로 남는다. 우리는 이 시대를 떠나지만 또 다른 세대가 어딘가에 앉아 옛날과 똑같은 햇볕을 받으며 우리를 생각할 것이다. 그때 이념이나 사상을 떠나서 따뜻한 볕으로 남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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