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일본 수출 부진한 사이 집적회로 홍콩 수출액 급증

제주지역 농수산물들이 수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집적회로와 선박용엔진 등 전자부품과 기계류가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등장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지부장 김덕영)이 발표한 ‘2015년 3월 제주지역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제주지역 수출액은 1097만1000달러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3.3% 증가했다.

상반기 중 월별 수출실적이 1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의 연중 수출실적은 주로 연말인 11월과 12월 중에만 1000만 달러대를 기록하는 게 보통이다.

이번 수출증가세는 전국 시도 중 부산(23.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1등 공신은 제주반도체의 모노리식집적회로. 작년 본격적인 수출 이후 월별 최대 실적인 438만7000불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현대기계공업의 선박추진용엔진 수출액 역시 42만8000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92.5% 증가했다.

농수산물의 수출 감소는 지속됐다.

넙치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1.8% 하락한 216만달러를, 소라는 37.4% 감소한 65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심비디움(27만6000달러, 27.6%↑)만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심비디움 역시 대(對)일본 수출이 연초에 집중되는 특성상 상반기 이후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가별로는 대일본 수출이 333만9000달러로 가장 많았지만 작년 같은 달보다 34.2%나 감소했다. 모노리식집적회로 수출에 힘입어 대홍콩 수출이 늘어나면서(325만6000달러, 203%↑) 조만간 ‘제1 수출국’이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중국 수출도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45.4%나 줄어든 39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올 1분기까지 10만달러(1억여원) 이상 수출된 품목이 갈치(17만3000달러), 에틸렌(15만6000달러), 소주(13만5000달러)에 그치는 등 품목 부재라는 고질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지난 달 제주지역 수입은 기초화장품, 향수, 립스틱 등 내수용 소비재 반입이 늘어나면서 작년 같은 달보다 7.8% 증가한 2184만700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 관계자는 “엔저와 더불어 작년 소비세율 인상으로 인한 일본 내 소비 위축이 농수산물 수출 감소 원인”라며 “대표 수출 품목인 넙치류의 경우 올 1월 이후 감소폭이 다소 둔화된 상황으로 향후 일본 국내소비 수요가 수출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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