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상징조형물 4억5천만원에 이미 계약…공모심사 '의혹 투성이'속 서둘러 강행
공모 의뢰와 선정날짜 '똑같아'…"한나절만에 뚝딱'

제주시 상징조형물 공모 심사에 따른 담합 의혹과 함께 심사위원 정족수 규정도 채우지 못한 '부실심사'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제주시가 당선자와 이미 계약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지난 29일 당선자(당선작 '탄생-꿈과 신화의 땅')인 조각가 박도춘씨(46.한국미협 조각분과 이사)와 5억원대 상징조형물 당선작의 제작 설치에 따른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상징조형물 제작 설치 계약 금액은 부가세를 뺀 4억 5400만원이다.

따라서 당선자는 이날로 상징조형물 건립 현상공모 절차에 따라 제작 및 설치권을 부여받게 됐다.

하지만 제주시는 도내 미술계로 부터 조형물 심사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둘러 계약을 치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미협측 심사위원 6명 선정 '하루도 안걸려'...시 추천의뢰 날짜와 같아

특히 한국미협측이 심사위원 6명을 선정해 공문으로 내려 보낸 날짜가 제주시가 심사위원 추천을 의뢰한 날짜와 같아 이미 미협측에서 심사위원을 사전에 내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제주시는  도내.외 6개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6일 일제히 팩스공문을 보내면서,  '심사일정이 촉박해 8일 오전 중 추천을 부탁한다'는 별도의 조항을 달았다.

그런데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건축 1명)가 7일에 심사위원을 선정, 통보하고, (사)민족미술인협회 제주지회(탐미협 1명)를 비롯해 제주대(디자인 2명), 제주시 기획감사과(역사·관광 2명), 제주시의회( 1명)가 8일날 추천위원 선정을 마친 것과 비교할 때 한국미협측의 심사위원 선정 작업이 너무 손쉽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협측은 지난 6일자로 6명의 추천위원을 내려보냈다가 8일자로 다시 이상권씨(한서대 교수) 대신에 전종무씨(미협회원)를 다시 선정하는 등 이틀만에 심사위원을 새로 바꾸면서 추천위원 선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머지 5개 기관.단체 '1~2명' 선정에 2~3일 걸려...선정 시일 너무 편차커

"한 나절만에 6명의 심사위원 선정할 수 있나?...사전 내정 증거" 주장

이에대해 제주시상징조형물 심사담합 의혹 해결을 위한 범미술인비상대책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임수병.이하 범미술대책위)는 "어떻게 6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하는데 하루도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느냐"며 "이는 명백하게 사전에 심사위원이 내정돼 있다는 증거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미협의 의사집행 구조를 볼 때 하루도 채 안돼 6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더욱이 추천된 1명의 위원에 대해 변경이 발생했다는 것은 애초에 심사위원 추천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스스로 반영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취재 결과 한국미협의 심사위원 추천은 하철경 이사장(동양화)을 포함해 이남천 부이사장(서양화), 오재순 상임이사(서양화-비구상계열), 이영길 사무처장(동양화) 등 단 4명이 이보다 많은 6명의 심사위원 추천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또 이 과정에서 조형물 공모 심사였지만 조형 전공자는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미협측은 "제주시가 조형물 공모를 한다는 사실도 몰랐고 제주시에서 심사위원 위촉 공문을 보내왔길래 그 사실을 알았다"며 "사전에 심사위원이 알 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이미 '상징조형물 건립 현상 공모'  공고가 지난 1월 10일자로 제주시 홈페이지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미협 소속 자문위원까지 둔 미협측이 사전에 공모를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와관련 제주시는 "상징조형물 현상 공모에서 밝힌 계획안에 따라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며 "계약을 서두른 바는 없다"고 말했다.

▲ 제주시와 계약을 체결한 박도춘씨(한국미협 조각분과위원회 이사)의 당선작 탄생-꿈과 신화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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