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바다] 다섯 번째 강연...김대호 (사)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03.png
▲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린 인문의 바다에 김대호 (사)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비상벨이 울리는 대한민국 사회에 '사회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APOCC, 원장 주강현)과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의 바다’가 19일 오후 6시30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산귤재에서 열렸다.

이날 김대호 (사)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인문의 바다에서 사회디자인을 말하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다소 생소한 '사회디자인'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열었다. 

김 소장은 "사실은 사회는 디자인의 대상이 아니다. 사회를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법, 제도, 정책을 다루는 영역이다, 거기에 철학과 비전도 포함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회적 디자인은 상류, 중류, 하류로 나눌 수 있다. 상류는 국가 경영, 중류는 지방 경영이다. 하류는 개인 담론과 마을 기업 등을 가리킨다. 국가 경영은 교육이나 금융 제도 사회의 사상들,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다룬다. 중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이는 정책과 사업들이다. 하류는 말 그대로 개인과 마을 등이다. 

하류는 즉시 실천이 가능하다. 성과를 금방 낼 수 있다. 그렇기에 다수가 돈과 시간을 낼 의향이 있다. 반면 상류 디자인은 권력을 잡거나 수십, 수백만 명의 지지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 게다가 당파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 

김 소장은 "사회디자인의 핵심은 표준과 상벌체계 등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을 누구에게 주겠냐는 것이다. 이해관계의 대상이다. 또한 사나운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의 사회적 구조가 생산적 경쟁이 안 된다. 양대 정당의 독과점 구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02.png
▲ 올해 다섯 번째로 열린 인문의 바다에 김대호 (사)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이어 그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표준'을 먼저 꼽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0~20%에 불과한 공공부문과 수출대기업 부문에 쏠린 근로조건의 특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80%가 넘는 타 민간부문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현실에 몰려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 삼포세대에 직면한 청년층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과 자본, 그리고 행정부문이 이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정치가 이끌어야 한다.

그는 정치지도자를 '동력선'에 비유했다. 정치지도자가 동력이 돼 이끌어가야 하지만 현실은 무동력이다. 키도 없다. 

김 소장은 "이래서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하는 것이다. 표류하고 있다. 해류와 바람으로 무동력선을 끌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돌파할 활로는 과연 없을까. 그는 '표준'과 '공동체'를 강조했다.

김 소장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을 바로 잡아야 한다. 게임 규칙과 상벌 체계, 사회 안전망을 잘 갖춰야 한다"며 "또한 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 사회가 원자화돼있으면 무고, 기회주의, 사기가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계 소통망을 만들고 연대하고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