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54) 두꺼비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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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이 달빛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2010).

‘동그라미 땡 동그라미 땡 완두콩이 싹이 나서 화분이 한 개 화분이 두 개 6월 또 6일에 유에프오가 이쪽으로 저쪽으로 떨어지네 작은 연못 두개가 생겼습니다 연못위에 조각배를 띄어봤더니 저 하늘에 초승달이 떠올랐네요 수염을 그려주면 도라에몽’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노트에 그림을 그린다. 문득 어렸을 때 불렀던 ‘아침 먹고 땡’ 노래가 생각난다. 구전이라서 지역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그 노래를 부르면 누구나 해골 바가지를 그릴 수 있었다. 민요나 동요에는 주술성이 있다. 삼국시대의 ‘서동요’도 그렇고 송진권의 동시 ‘새 그리는 방법’ 또한 그렇다. ‘요만한 냄비에 / 콩 하나가 들어가 / 아버지는 세 그릇 / 어머니는 두 그릇 / 나는 한 그릇 / 입으로 먹었더니 / 배가 불러서 / 장대 들고 따라와 / 장대 들고 따라와 // 굴뚝으로 커다란 흰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지 / 뚝뚝 불똥을 떨구며 어둔 하늘로’하며 노래를 부르면 새가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다. 아이들은 ‘새야 새야 파랑생야’를 부르며 녹두장군을 슬퍼했고, ‘박박 얽은 그 얼굴 덕구 덕구 이덕구’하며 덕구 대장을 노래했다. 노래 속에 세상을 그리는 방법이 있다.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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