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위령제-현장에서 듣는다] 강만길 친일진상규명위원장

▲ 3일 열린 4.3위령제에는 과거사역사규명 문제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국내 재야사학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내일의 4.3으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강만길 친일진상규명위원장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58주년 4.3 위령제에는 국내의 재야사학자와 석학등 정부 요직들이 대거 참여했다.

"내일의 4.3으로 도약해야"

이날 강만길 친일진상규명위원장이 귀빈석 앞 줄에 앉았으며, 김삼웅 독립기념관장과 서중석 역사문제 연구소장도 나란히 앉아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또 송기인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을 비롯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등 많은 위원들이 참석해 이날의 감격을 나눴다.

4.3 위령제 내내 자리를 지킨 강만길 친일진상규명위원장은 "해방 후의 한국역사 중 가장 큰 비극이 바로 4.3"이라며 "국가원수가 위령제에 참석을 한 것은 역사 청산의 중요한 계기로 볼 수 있다"고 대통령 참석의 의미를 전했다.

올해 처음 위령제에 참석한 강 위원장은 "앞으로 과거의 4,3에서 한걸음 나아가 내일의 4.3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에야 비로소 4.3이 역사의 자리를 찾게 된 것"이라고 평가한 그는 "역사에서 아직도 응어리가 맺혀있는 한국의 현대사가 4.3을 계기로 풀려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역사의 진리를 4.3을 통해서 다시 확인했다"

▲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김상웅 독립기념관장은 그 동안 친일청산을 비롯해 과거사 청산, 언론개혁 등을 주장하며 한국언론의 곡필사를 파헤쳐온 언론이자 재야사학자.

그는 "역사는 가야할 내용으로 가야한다는 진리를 4.3사건 제58주년을 맞는 위령제에 참석하면서 새삼 확인하고 있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4.3중앙위원으로 활동하며 4.3특별법 통과와 희생자 선정과정에 만은 기여를 했던 그는 "한국의 많은 과거사 청산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4.3 사건 처럼 모범적으로 진행돼는 경우가 없다"며 "피해자(희생자)들이 합리적인 주장을 하며 충분히 원하는 바를 성취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흡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며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갖고 차분하게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4.3평화공원 자문위원을 맡으며 '4.3평화공원이 가야할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하기도 했다.

"4.3평화공원은 결정체..4.3의 정신을 잘 담아내야"

▲ 서중석 역사문제연구소장

2년 전 4.3평화공원을 찾았던 서중석 역사문제연구소장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인식공간으로서의 제주도와 4.3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4.3의 문제가 풀려나가면서 날씨까지 풀리게 되는 것 같다"며 먼저 포근한 날씨 인사로 맞았다.

이어  "대통령을 맞이 한 올해 58주년 4.3은 더욱 뜻 깊은 해가 되는 것 같다"며 "아울러 4.3 해결이 보다 더 뜻깊게 될 수 있도록 그 결정체인 4.3평화공원에 4.3의 정신과 방향을 잘 담아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역사적 진실은 언제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소장은 지난해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현대사'를 발간하며 "사실과 진실이 밝혀져 반공독재 정권의 본질이 백일하에 폭로되면 우리 사회가 크게 변모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고 출간동기를 밝힌 바 잇다.

따라서 그의 4.3 관련 업급은 "4.3을 비롯해 현대사 연구가 대단히 중요하고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4.3위령제를 공식기억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 김동춘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과거사정리위원회 김동춘 위원(성공회대 교수)도 이날 위령제 참석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사)제주4.3연구소 주최로 열렸던 4.3평화인권포럼에 참석했던 그는 "제주도 4·3사건 당시의 학살이나, 전쟁 발발 직후 국민보도연맹원 학살, 전쟁 중 산청, 함평, 남원 등지에서의 '초토화 작전'은 모두 정치적 의도의 산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날 "과거에 말도 꺼내지 못했던 4.3의 기억에서 벗어나것 같아 너무나 뜻 깊게 생각한다"며 "관이 주도하는 행사에 머물지 않고 정부 기념행사로 승화시키는 도민들의 노력이 놀랍다"고 말했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준비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제주4.3 역시 제노사이트의 전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한국전쟁 전체를 본다면 한반도에서 '공산주의'에 맞서서 반공기지를 구축하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 '빨갱이'를 모두 소탕한다는 취지 자체가 집단학살(genocide)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3 위령제를 단순한 기념식으로 끝내지 말고 하나의 문화행사로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며 "역사와 모두가 공유하는 공식기억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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