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농수축산 비상대책위 출범...제주시청앞 800명 운집 3시간 진행
영화배우 정진영.영화감독 정지영씨 등 서울서 속속 도착

▲ 오후 9시께 출연자와 주요 참가자들이 모두 무대위에 올라와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미 FTA는 국익이 아니라 국치다. 그리고 제2의 독립운동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농수축산인들의 반대투쟁이 불이 붙었다.  '전국 영화인과 함께 스크린쿼터를 사수하자'는 촛불문화제도 이어졌다.

4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정문 앞 광장에는 도내 전역의 농수축산인 800여명이 운집했다. 가랑비에도 아랑곳 없이 많은 이들은 3시간 행사시간 동안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날 한·미 FTA저지 제주도 농수축산 비상대책위 출범식과 '한·미 FTA저지 및 스크린쿼더 사수' 촛불문화제에는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와 한국농촌지도자 제주도연합회, 전국축협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수산업 경영인총연합 등 제주도내 39개 단체 농수축산인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제주를 찾은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박석운 위원장은 "오늘 제주도로 부터 시작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한.미 FTA 저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총단결을 외쳤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촛불문화제를 시작으로 오는 15일 서울에서 수 만명이 집결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며 "이날 한·미 FTA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 100개 시.군지회에서 제2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6월달에서 미국 현지에 원정단을 파견해 미국을 겨냥한 한·미 FTA 저지투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수 제주도 수산인경영인 연합회장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이래 농어촌은 항상 수탈의 대상이었다"며 "2006년 2월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의 전격추진을 선언함으로써 농어업의 포기와 농어민의 퇴출 선언을 단행했다"고 현 정부는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자신의 충성스런 신하이자, 자신의 하늘이어야 할 백성을 버리려 하고 있다"며 "이유는 오직하나 자신들의 상전인 강대국 미국과  자신들의 충실한 벗인 소수 재벌들의 이익을 쫓기 위해서다"라고 저지 이유를 명백히 밝혔다.

   

농축수산인들은  "독단적 정부와 미국 경제식민지로의 전락이라는 분명한 결론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한미FTA 저지라는 제2의 독립운동"이라며 "농어촌의 몰락과 미국의 경제식민지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한미 FTA 저지와 제주 농어촌 사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미FTA 가 체결되면 농업부분 최고 8조 8000억원의 피해를 입는다"며 "농업총생산의 45%가 감소해 농민 절반이상이 농촌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제1부 발대식에 이어 오후 7시 30분부터 영화인과 함께 하는 한미 FTA 저지, 스크린쿼터 사수 촛불문화제가 이어졌다. 참석자들도 한 사람씩 촛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배포한 유인물에 적힌 영화배우 전도연씨의 미니홈피에서 발췌한 글귀를 또박 또박 읽어 내려갔다.

배고프다고 문화를 먹지 않습니다. 춥다고 문화를 입지 않습니다. 돈이 없다고 문화를 팔지 않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은 문화를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화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은 자기 밥그릇 싸움이라고 말해버립니다.
그치만 우리의 마음은, 머리는, 밥을 먹지 않습니다. 옷을 입지 않습니다.
문화를 보고, 듣고, 느끼며 감정을 키우고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그게 문화입니다. 문화는 공기와 같은 것입니다.
매순간, 매시간, 매초, 느낄 수 없고 고마워할 수 없지만, 가만이 자신에게 귀 기울여 보세요. 저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습니다.  -전도연의 미니홈피에서 발췌-

이날 오후 6시께 참석키로 했던 영화배우 정진영씨와 정지영 영화감독은 항공편 결항으로 인해 각각 오후 8시와 8시 30분께 행사장에 도착했다.

"방송인들이 만약 미국에 방송시장을 내준다면 이대로 있겠는가?"

▲ 4일 오후 8시께 제주에 도착한 영화배우 정진영.

배우 정진영 씨는 "만약 방송인들이 미국이 방송시장을 점령하면 이대로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미 FTA는 비단 농어업인들만의 문제도, 영화인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가 비단 영화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알았을 때 아! 이제는 TV화면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송을 볼 수 있겠구나, 이라크를 침공하는 생생한 장면을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미 FTA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날 사회자는 정진영씨를 소개하며 "이분이 누군지 아느냐"며 "바로 여기서 왕의 남자에 출연한 연산군의 연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분위기를 고조시키자 이에 정 씨는 "대신 노래로 하겠다"며 '농민가'로 화답했다.

이어 정씨는 '전국민이 합심하여 한.미 FTA를 저지하자'라는 구호로 마무리했다.

정지영 감독 " 4.3항쟁의 들불처럼 전국으로 타올라라"

오후 8시 30분께 제주에 도착한 정지영 영화감독은 "이 싸움은 4.3항쟁과 같은 불길로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가서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감독과 함께 뒤늦게 도착한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공동대표는 "미국사람이 감기걸려 드는 비용이 20만원을 넘는다"며 "이는 한·미 FTA가 통과됐을 때 어떻게 될 지 자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주에서의 한·미 FTA저지 운동이 들불로 타올라서 전국으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문예단의 공연. 식량난과 구직난을 상징적으로 처리했다.

이날 '하나아트' '한솔 민요봉사단' 및 제주지역 청년노래모임 '청춘'의 노래공연이 펼쳐지고 스크린쿼터 관련 영상물이 상영됐다.

이어 민족춤패 '출'과 노래극단 '희망새'가  노래보시를 통해 한·미 FTA저지를 위한 대단결을 촉구했다.

특히 한·미 FTA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문예단은 한·미 FTA가 체결됐을 때 발생되는 식량난과 구직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미 FTA저지 비대위는 한미 범국민운동본부에 접속해 블루리본을 달고 서명운동에 참여해 글을 남겨달라고 당부했다. 또 스크린쿼터 문화연대에 접속해 영화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글을 남기기 운동을 펼칠 것을 당부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서명운동 바로가기 (www.nofta.com)
-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글 남기기 바로가기 (www.screenquota.org)

 
한편 이날 출범한 한·미 FTA저지 제주도 농수축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강인선, 축협노조 제주본부장 임기환, 수산업경영인연합회장 이윤수 등 3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 영화배우 정진영
   

▲ 한미 FTA의 파장을 재미있게 단막극으로 표현했다.

   

▲ 오후 9시께 마지막을 장식한 피날레 무대.
▲ 제주시청 정문 앞 광장에 모인 농수축산업 종사자들. 광장을 빼곡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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