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림, 신관홍, 이기붕, 김상무 등 제주시의원 사퇴 행렬...속앓이 해방
'반쪽 걸음에서 벗어나자'...선거사무소 개소식 봇물

제주시 의회가 6일 임시회를 끝으로 사실상 의정활동이 마감됨에 따라 현직 의원들이 잇따라 사퇴서를 내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특히 먼저 사퇴서를 내는 의원들은 대부분 기존의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지역구가 넓어지면서 얼굴 알리기와 표심공략이 절실한 지역. 따라서 다른 시.군 의원들의 사퇴행렬과 함께 그간 망설였던 현직 시.군의원들의 예비후보 등록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로인해 이번 주말 동안 곳곳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없는 '발품팔기'...사실상 '반쪽 걸음'

어제 제주시의회 임시회가 폐회됨과 동시에 문학림, 이기붕, 김상무 의원이 잇따라 사퇴서를 제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어 7일 오전 신관홍. 강문철, 김수남 의원이 의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후보등록을 마친데 이어 이날 오후 안창남 의원이 의원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이들 후보들은 대부분 기초선거구에서 광역으로 넓어지면서 상대 텃밭을 공략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사실상 선거법상 발이 묶여 왔다. 따라서 이들에게 의정활동 마감은 사실상 묶인 발을 풀어준 셈.

실제 문학림(일도1동), 신관홍(건입동) 예비후보의 경우 제1선거구(일도 1, 이도1동, 건입동) 지역으로 합해지면서 지금까지 자신의 지역구만을 빙빙 돌며 상대 텃밭에 함부로 발을 담그지 못하는 등 나름대로 속앓이를 해왔다.

모 후보는 "사실상 서로 눈치만 보며 상대동 주민을 터놓고 만나지 못했다"며 "인사를 해봐도 누가 누군지 알아줄리 만무하지 않느냐. 출마지지를 호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발품을 팔아도 '반쪽 걸음'을 걸었던 셈"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상무(삼도2동)와 이기붕(오라동) 의원도 마찬가지. 삼도동과 오라동을 넘나들기 위해선 조기 사퇴가 필수적인 상황. 게다가 이미 광역의원을 지내고 있는 한나라당의 고동수 예비후보가 일찍이 3개동을 넘나들며 선거 준비에 한창 돌입한 것도 조기 사퇴의 이유로 작용했다.

외도,이호,도두지역으로 묶어진 제14선거구의 강문철 후보(도두동)도 일찌감치 송태효 의장(이호,도두동)의 불출마 선언으로 더이상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삼양, 봉개, 아라 지역에 출마하는 안창남 의원(삼양.봉개) 역시 전명종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아라동 지역의 표밭 공략을 위해 사퇴를 서둘러야 할 처지.

김수남 의원이 출마예정인 이도 2동은 인구증가로 오히려 분구가 되면서 지역구가 좁아진 경우다. 하지만 이동 2동 갑에 출마할 김 의원 역시 '인지도 확산'을 위해서 조기 사퇴→후보등록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 외에 고정식(일도2동), 김인규(용담 1동), 강영철(용담 2동) 의원도 다음주 중으로 사퇴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신영근 의원(화북) 역시 다음주 10일께 사퇴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동지역 제10선거구로 눈길을 줬던 이상윤 의원은 당초 마음먹었던 지역구 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태다.

'발 묶인' 기초의원 후보...'이제 맘놓고 해보자'

이들 의원들은 "사실상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려야 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을 위해서는 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현역 도의원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인 불이익이 많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제주시의원들의 사직 행렬은 다른 시.군의회 의원들의 사직에도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의회가 오는 11일 3일 일정의 임시회를 끝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북제주군의회와 남제주군 의회도 내주 중 1~2일 일정으로 임시회를 조기에 열고 마무리, 도의원 출마 의원들의 고민(?)을 다소나마 덜어줄 예정이다.

따라서 기초의원들의 임기가 오는 6월 30일까지지만 4월 임시회를 끝으로 1~2명을 제외하곤 사실상 문을 닫는 등 5.31 지방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시의회의 한 예비후보는 "사실상 강화된 선거법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너무나 좁다"며 "하루라도 더 지역주민을 만나는 것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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