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 조천읍 선흘리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섬 땅 제주도에서 일어난 일이다. 4.3 당시 조천읍 선흘 마을이 불에 타버린 이후 마을 주민들이 은신해 있다가 한꺼번에 희생 당한 선흘 목시물굴.

1948년 11월 21일 선흘리 일대가 토벌대에 의해 불탄 이후 선흘주민들은 '선흘곶' 일대의 곶자왈과 목시물굴을 은신처로 삼았다. 하지만 마을 누군가의 고발로 인해 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른 곳이다. 어언 반세기를 훨씬 지난 지금에도 4.3원혼들이 사무치는 '한(恨)'을 품은 채 여태껏 잠들지 못한 곳이다.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선흘 목시물굴 현지에서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해원 상생굿'이 펼쳐진다.

해원 상생굿은 제주민예총 4.3문화예술사업단이 지난 2002년부터 4.3학살의 원이 서린 곳을 찾아 '예기(藝氣)로서 풀어내는 한바탕의 굿판.
 
다시말해 비극적 죽임을 당한 '학살의 터’를 찾아 인간의 영혼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장소 즉 땅인 자연까지도 함께 치유하자는 상생의 굿판이다.

아울러 현재의 문화예술과 전통적인 굿을 빌려 죽은 자와 죽은 땅에 보시하고 맺힌 죽음과 맺힌 땅을 풀어주는 '풀어줌의 미학'이다.

특이 해원상생굿은 인간과 자연이 동시에 치유되어야 할 대상임을 일깨우는 일이며, 죽음의 터전이 되어 기억하기 싫은 몸서리치는 죽은 땅을 살리는 제의이다.

이날 현장에는 열두문 저승질, 위령만장, 배향 신위, 열두 돌 까마귀 솟대 등 설치 미술을 통해 죽은 넋을 달래는 갖가지 조형물을 세운다.

김경훈(제주작가회의)의 추모시,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칠머리당굿보존회가 집전하는 추모시, 풍물굿패 신나락의 연물놀이로 풀어내는 '소리굿', 놀이패 한라산과 최상돈이 어우러지는 '몸굿' 등이 펼쳐지면 곧 바로 참가객들의 분향과 참배가 이어진다.

"해원상생굿은 극이 아니다"는 (사)제주민예총 4.3문화예술사업단은  "잘 만들어진 공연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생생한 느낌을 만나는 역사적인 공간과 조우하는 자리일 뿐"이라며 "따라서 연출되지 않는' 날(生) 것'의 미학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 2003년 구좌읍 다랑쉬굴에서 처음 열린 현장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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