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작

   
 
 
4월의 교실

장영주

나는
하늘을 본다.
멀거니 눈에 들어오는 한라산
괜스레 눈에 가시처럼 콕콕 찌른다.

눈가에 맺힌 방울이 잠시 이슬처럼 흐트러졌다가 다시 모이면 선생님은 빙그레 웃는다.
“우리 조상들은 4월을 비정의 달이라 부르지.”

4월은 봄이라지만 산 속은 늦추위로 꽁꽁 얼었지
사람들은 맨발로 끌려갔기에 동상에 걸렸어
이런 일이 있은 후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물었지
마음도 열지 않았어.
따뜻한 봄이 수십 번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수십 번 지나도 풀리지 않은 그 때 동상의 아픔

4라는 숫자에 3을 더하면
7이 되지.
그건 화해란다.
4라는 숫자에 3을 곱하면
12가 되지
그건 용서란다.

선생님의 말씀에
교실엔
침묵이 흐른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