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어멍 동물愛談] (12) ‘고기없는 초복, 중복, 말복’을 만들어 보세요

반려동물을 만나 인생관이 바뀐 사람. 바로 코코어멍 김란영 교수입니다. 그는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운명처럼 만난 '코코'라는 강아지를 통해 반려동물의 의미를 알게됐답니다. 일상에서 깨닫고 느낀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이야기를 코코어멍이 <제주의소리>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가 음악이라 하지만 나는 음악을 그다지 즐기는 사람은 못된다. 한 곡을 오래 듣지도 못하고 깊은 감상에 빠지지도 못한다. 오히려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 사람을 보면서 감동을 하는 그저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특히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첫 러시아 공연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흰머리가 성성한 노신사의 눈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음악 마니아가 아니어도 ‘폴 매카트니’의 공연은 우주의 어느 귀퉁이에 있을 것 같은 외계인도 귀 기울이고 있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 만큼 어마어마한 존재감이다.

그런 그가 지난 4월 한국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공연 준비에 함께 한 스텝만 700명이었다고 하니 공연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의 공연에서 음악에서 약간 벗어나 내게 더 특별해 보이는 한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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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지구온난화 토론회장에서 폴 매카트니는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 없는 식단으로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동참하자는 취지이다. 현재 36개국에서 진행 중이며 8개국에서 준비 중이다. “일주일 하루 채식을 실천해보세요” /사진 제공=고기없는 월요일.

그의 공연 스텝들에 제공된 ‘음식’이다. 이틀의 준비기간에 700명 모두에 고기가 포함되지 않는 음식을 매 끼니마다 선사했다. 위대한 음악가이자, 전 세계인에게 채식을 권장하는 동물보호 활동가, 진정한 환경운동가다운 선택이었다.

어느 일요일 폴 매카트니와 그의 아내 린다 매카트니가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중 창문 너머로 들판에서 놀고 있는 아기 양들을 보게 된다. 고개를 돌려 음식을 먹으려 접시를 내려다보는 순간 그들은 바로 좀 전까지 들판에서 놀던 동물의 다리를 뜯어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쳐다보며 말한다.

"잠깐. 행복하게만 보이는 저 양들은 정말 온순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인데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금 저 들판에서 평화롭게 뛰어다니는 그들이라고? 우리가 저 예쁜 양들을 먹고 있다니..." 그날이 매카트니 부부가 고기를 먹은 마지막 순간이었다고 한다.

한 끼의 식사 때문에 누군가 고통 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로 그는 채식을 선택하게 된다. 동물을 먹어서 얻는 즐거움이 가축 170억 마리의 고통보다 우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동물도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며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남부 프랑스의 한 도살장을 방문한 이래 고기를 끊었던 ‘빈센트 반 고흐’처럼 폴 매카트니는  말한다. "만약 도살장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동물의 고통에 동참하지 않을 때 우리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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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젠드라 파차우리는 ‘자동차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지구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 시장. ‘일주일에 하루 고기 없는 식단’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기없는 월요일.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지는 다양한 음식은 우리의 눈, 코 그리고 입을 매혹시키며 화려하게 포장된 대부분의 고기는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동물이다. 오로지 우리의 입맛을 위해 존재한다. 그들은 몸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완전히 폐쇄된 공간에 갇혀있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자기 배설물을 연명하고, 마취도 없이 꼬리, 이빨, 발가락이 잘려지고 거세당한다. 비위생적인 시설로 인하여 각종 항생제 달고 살며 빠른 성장을 위한 다양한 호르몬으로 동물들의 온몸에는 병의 흔적이 완연하다.

지금까지 도살장을 보거나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그만큼 철저하게 우리의 삶과 격리되어 있다.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동물이 땅을 밟는 것은 도살장에 가는 날 하루라 한다.(동물에 따라 땅을 밟지 못하기도 한다.) 도살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기절시켜 빠르게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린 동물들은 채 죽음을 맞기도 전에 고통스럽게 한 조각 한조각 죽어간다. 차라리 죽을병에 걸려 안락사 당하는 동물이 행복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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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내 친구들~.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고기없는 초복, 중복, 말복’을 만들어 보세요.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어우러진 행복한 식단을 선택해보세요. ‘폴 매카트니’처럼.... /사진 제공=김란영 ⓒ 제주의소리

본래 맑았던 눈과 활기찬 다리를 상상할 수 없는 조각난 고기가 되어 판매대 위에 진열된다. 손쉽게 구한 그것에 향을 더해 음식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바로 동물의 고통, 절망, 눈물이 식탁 위 우리의 음식이다. 따지고 보면 동물을 식품으로 이용하는 것이 동물 학대의 가장 큰 요인이라 말할 수 있다.

폴 매카트니는 건강, 지구 환경,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 동물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을 굴복시켜 왔고 어떠한 전쟁에서도 확실한 승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좀 더 관대할 수는 없을까요? 이제는 온화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들을 학대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나는 우리가 동물들에게 ‘우리가 친절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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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단짝 친구인 반려 강아지 코코를 만나 인생관이 완전 바뀌었다고 한다.           

동물의 삶을 통해 늦게나마 성장을 하고 있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웃는 날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이호, 소리, 지구, 사랑, 평화, 하늘, 별 등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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