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 (63) 다만 / 십육년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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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 / 십육년차이 (1990)

‘16년차이’가 첫 앨범을 낸지 16년이 더 지났다. 형제 듀오 ‘16년차이’를 안다고 하면 미안하지만 늙었다는 증거다. 그러니 누가 혹시 ‘16년차이’를 아느냐고 물으면 “네? 누가 누구랑 16년 차이가 나는데요?”라는둥 금시초문인 것처럼 발뺌을 해야 한다. 포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16년차이’를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야 한다. “아니 무슨 듀오 이름이 그래요?”라는둥 고갤 절레절레 흔드는 것이 낫다. ‘사랑과 자유에도’ 낭만이 있기를 바라는 순진한 시대에서 우리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마치 여름별처럼 잠깐 나왔다 사라진 듀오. ‘시간은 강물처럼 쏜살 같이 흐르고’ 난 그들의 음악을 기억하지만 그 기억은 이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시작하는 우리 노래 남들도 좋아할까’ 하며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둘은 세상의 쓴맛을 본 것 같다. 마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 ‘도토리’처럼 노래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게 순진한 노래로는 ‘고기반찬’을 먹을 수 없어서. 가령 ‘은희의노을’ 같은.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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