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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인 한승엽 신간 ‘별빛극장’ 발간


제주시인 한승엽이 두 번째 시집을 발표했다. 제목은 ‘별빛극장.’ 

4부로 나눠 총 60여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시집에는, 밝은 이미지가 느껴지는 제목과 달리 씁쓸함이 묻어나는 작품이 상당수 눈에 띈다.

세상 떠나는 마지막 길마저 아무도 배웅해주지 않는 어느 노인을 그린 ‘무연고의 탄생’, 무허가 쪽방에서 하루 하루 연명해가는 노인이 떠오르는 ‘어떤 독거’, 무언가를 지키고자 거리로 나선 1인 시위자를 바라본 ‘해질녘’, 좁디좁은 수조를 떠돌아다니는 돌고래의 삶을 표현한 ‘남방큰돌고래’ 등 시인의 작품은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기억해야 하는 낮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성혁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에서 “그의 시집은 이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 권력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에 시적 조명을 비추기도 하고, 자연과의 미메시스(Mimesis, 재현 혹은 모방)를 통해 자연의 타자성을 되살리기도 하면서 동일화와 배제를 통해 작동되는 모더니티에 대한 시적 저항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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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엽 시인.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작가 스스로도 “잠시 햇살에 앉아 있는 시 밖에서도 그 안을 들여다 본다. 나무 그늘이 내어준 길조차 더 낮고 막막해도 그곳까지 쓰기 위해 가야겠다”는 소감을 책 서두에 넣을 만큼 소외받고 조명받지 못한 존재에 대해 계속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으로 ‘몰입의 서쪽’을 펴냈으며 천강문학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학의전당, 139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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