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12일 오후2시 도지사 후보 경선 大격돌
‘3천명 선거인단+여론조사’…오후5시10분 후보 확정

▲ 마주보고 서 있는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
돈버는 자치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현명관(65) 후보냐, 아니면 자치단체의 공공성을 내세운 강상주(52) 후보냐.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대회가 이제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방정가의 이목이 대회장인 한라체육관으로 쏠리고 있다. 이날 경선대회 승리자는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확정되고, 5.31 선거에 나서는 4명의 모든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의 확정을 기점으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기호1번 현명관 예비후보와 기호 2번 강상주 후보는 12일 오후2시부터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국민참여선거인단 3000여명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 여기서 지면 5.31 도지사 선거에 아예 나설 수 없는, 양 후보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정치적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삼성물산 회장과 전경련 상임부회장을 역임한 전통 CEO출신의 기호 1번 현명관 후보냐, 아니면 행정고시 출신으로 민선 서귀포시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전통 행정전문가인 기호 2번 강상주 후보냐. 60대의 경륜과 50대의 패기가 맞붙는다.

후보의 경력이 말해 주 듯 현명관 강상주 후보가 내건 비전은 뚜렷하게 구별된다.

현명관,항공료 50% 할인-인터넷 카지노·초일류고 3만명 학생 유치 등 파격적 공약

   
 
 
기호 1번 현명관 후보는 지금까지 세 차례 공약발표를 통해 제주사회에 새로운 이슈를 던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독점돼 있는 제주노선의 항공료 원간분석과 서비스 절감 등을 통해 지금보다 50% 인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제주도를 인터넷 게임 규제가 전혀 없는 인터넷 특구로 지정, 인터넷 카지노 사업을 하고 있는 전 세계 게임업체 2000개를 유치해 2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억5000만불의 지방세를 거두겠다는 약속도 했다.

여기에다 현 후보는 제주도를 교육규제가 없는 특구로 지정해 민족사관고등학교와 대원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초일류 학교를 유치해 내외국인 학생 3만명이 제주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업가로서 새로운 공약을 잇따라 던지고 있다.

"자신들이 못한다고 현명관도 못할 것이라고 보지 말라"…'상식 파괴론' 주창

현 후보는 자신의 공약이 실천가능성이 전혀 없고, 허무맹랑하기까지 한 초법적인 '공약(空約)'이란 비판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들이 하지 못했다고 현명관도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현 후보는 "우리가 상식대로만 살아간다면 그저 상식적인 수준이 될 뿐으로 남들이 할 수 없다는 상식을 파괴하지 않았다면 오늘 날 삼성이나 포스코 같은 세계적인 기업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상식을 파괴하지 않는 한 제주의 발전도 없다"고 되받아 치고 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현명관을 우습게보지 말라"는 말로 자신의 공약이 헛된 약속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현 후보는 "당내 경선은 본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그게 안된다면 경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로 4.12경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심감을 보이고 있다.

강상주,공공·중소기업 300개 유치-개발청 승격-지역상권 활성화 약속

   
 
 
기호 2번 강상주 후보는 지난 31일 서귀포시장을 사퇴하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번 경선에 뛰어들었다.

강상주 후보는 현 후보의 공약에 맞서 행정에서 땅을 무상임대하거나 실비로 제공 방식을 통해 공공기업체와 중소기업체 300개를 유치해 1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치고 나왔다. 건교부 출연기관인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를 국가기관인 개발청으로 승격시켜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법·제도적 지원과 정책·예산 등을 총괄하는 정부기구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도심권을 리모델링 해 슬럼화된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 도시권을 되살리고, 재래시장 종합발전 전략을 추진해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또 여성부지사제도를 도입해 여성의 정치적·사회적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강 후보는 현 후보의 '파격적' 공약에 대해 "법과 제도가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런 것 저런 것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가히 기업가적 사고"라면서 "나도 제주의 모래와 송이, 지하수를 팔아 몇천억원을 벌 수 있으나 이는 법을 위반하는 것이고 환경에 어긋나는 게 된다"는 말로 현 후보의 공약이 실현성이 없음을 공박하고 있다.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겠다는 공약은 도민을 현혹시키는 허무맹랑한 공약"

강 후보는 "공약이라는 것은 도민과의 계약으로 현행 법과 제도 속에서 실제로 가능한 것을 내걸어야 바로 그게 공약"이라면서 "현 후보의 공약은 결국 그가 행정을 잘 알지 못하거나 판단력이 없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강 후보는 "현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말하고 있지만 이 같은 허무맹랑한 공약으로 도민들을 현혹시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당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란 말로 자신에 대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강상주 "불미스런 일 발생할 수 있다" vs 현명관 "불공정경선 있을 수 없는 일"

12일 현 후보와 강 후보의 대결은 강 후보측에세 계속 불공정 경선이라는 문제점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동안 "현명관 후보를 밀기 위해 선거인단를 현씨 성을 가진 당원과 그를 지지하는 당원들로만 구성하고 있다"며 제주시당원협의회를  직접 겨냥해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강 후보는 11일 기자회견에서도 "도민 여론조사 결과와 당내 투표 결과가 달랐을 때는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강 후보는 특히 "특정 성씨가 상당수 포함된 선거인단 명부에 대해 현 후보와 제주시당원협의회가 해명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선 당일에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명관 후보는 강 후보측이 제기하는 불공정 경선 논란과는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겠다는 입장이다. 현 후보는 "입당당시부터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거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불공정 경선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만약 그런 문제가 있다면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말로 강 후보측의 주장을 일단은 무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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