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두고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 이미지 제고 포석...제주도 내심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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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이 'AK제주항공'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 ⓒ제주의소리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자회사 이미지 강화를 위해 이름을 바꾼다.

하지만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제주도와 사전 협의를 해야 하지만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제주항공'이라는 회사 명칭을 '(주)AK제주항공'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상장을 앞두고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임을 인식시키고, 임직원의 소속감과 '사랑과 존경'이라는 그룹 경영이념을 담아내기 위해서라고 제주항공측은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실제로 애경그룹의 자회사나 마찬가지다. 지분의 90%를 애경그룹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 계열사의 경우 'AK플라자', 'AK글로벌' 등 애경의 약자를 딴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항공이 2005년 출범 당시 제주도와 체결한 협약서에 '상호.상표'는 제주도와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제주항공 측은 회사 명칭 변경을 추진하면서 제주도와 '협의'는 커녕 달랑 공문 한장만 보냈을 뿐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10일 제주도에 보낸 '제주항공 상호 변경 추진에 따른 협의 요청'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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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이 'AK제주항공'으로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제주도에 보낸 협의 요청 공문. ⓒ제주의소리
제주항공은 공문에서 "제주도와 협약서에 따라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을 상징하는 'AK'를 회사명에 포함시켜 상장에 앞서 회사 신뢰도를 제고하고,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고자 'AK제주항공'으로 회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라며 "변경 후 상호에도 '제주'는 유지함으로써 '제주'와 'AK' 브랜드를 동시에 사용, 회사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의 일방적 상호 변경 추진에 대해 제주도는 내심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상호 변경은 굉장히 중요한 사항인데다, 도민들이 제주항공에 갖고 있던 애정과 관심에 비춰보면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사항”이라며 “제주항공이 ‘AK제주항공’으로 바꾼 후에 (다시)‘AK항공’으로 바꾸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10년동안 제주항공을 키워왔는데 이제와서 그 명칭을 버릴 이유가 없다. 제주도와도 명칭 변경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AK제주항공'은 법인명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요청에 제주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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